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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미수습자 가족 좌담회

입력 2016-04-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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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미수습자 가족 좌담회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미수습자 가족 좌담회


"세월호 안에 아직 사람이 있어요."

고(故) 허다윤(사고당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양의 부모는 21일 열린 좌담회에서 "시민들은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냐고 묻곤 한다"며 가슴 아픈 심경을 밝혔다.

고 허양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날 경기 광명시민인권센터가 세월호참사 2주기를 맞아 철산3동주민센터에서 주최한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하는 경청좌담회'에 참석해 자녀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고 허양의 어머니 박은미(47)씨는 "유가족들에게 고통이 있지만 미수습자 가족의 아픔과는 다르다"며 "우리는 유가족이 부럽다. 미수습자 9명을 온전히 인양하고 수습해서 우리도 유가족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서울 청운동과 홍대 앞에서 세월호 인양 요구 피켓을 들고 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냐는 말들을 한다. 이건 아니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미수습자를 실종자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씨는 "실종자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다윤이는 바다 속 세월호에 있다. 정부가 알고 있으면서 아직 수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윤이 등 9명은 실종자가 아니라 미수습자"라고 말했다.

이어 "다윤이 친구인 생존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울어진 세월호 선실에서 나갈 때 다윤이는 4번째 서있었는데 밑에 물이 차서 한순간에 그렇게 됐다고 했다"며 "생존학생들은 다윤이가 세월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슬픔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부모가 미수습된 자식을 찾고 생존학생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세월호를 유실 없이 온전히 인양해야 한다. 유가족이 원하는 진실규명을 위해서도 인양이 우선"이라며 "정부는 국민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수습하도록 세월호를 책임지고 인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버지 허흥환(53)씨는 "정부를 비판하고 싶어도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자식이 세월호에 있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돼 다윤이를 다시 만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시민 40여명은 고 허양의 부모가 이야기를 하는 내내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부모의 발언이 끝나고서 한 20대 여성(사회복지사)은 "세월호참사 이후에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죄책감 때문에 잊으려고 했던 것 같다"며 "미수습자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니 계속 기억하고 세월호 인양의 중요성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노란 리본 배지를 달고 다니면 노인들이 빼라고 한다. 그러면 난 아이들이 아직 바다 속에 있기 때문에 나올 때까지 배지를 달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미수습자를 모두 찾을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전했다.

2014년 4월16일 진도 해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로 304명이 희생됐고 그 중 9명이 아직까지 수습되지 못했다.

정부는 현재 세월호 인양 준비작업을 하고 있으며 7월께 인양할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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