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이를 낳기까지 여성들은 고통과 두려움을 견뎌내야 합니다. 그런데 장애를 가진 여성은 여기에 더해 남모를 고통을 더 겪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러다 보니 아이 갖기를 꺼리고 유산율도 두 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문현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딸을 출산한 뇌병변 장애인 김민정 씨.
임신 초기부터 모욕과 차별을 견디는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 찾은 동네 병원 의사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꺼렸습니다.
기대를 안고 찾아간 대학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검사대에) 올라가면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고… (검사하는 분) 말투라던가 이런 게 곱게 안 나오죠.]
다른 장애 여성도 출산 때 "아이를 낳을 거냐" "마비 환자인데 마취해야 하냐"는 폭언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2명이 '병원의 차별과 시설 미비'를 임신 중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장애인 임산부의 산전 진찰률은 70%에 불과하고 유산율도 43%로 일반인의 2배나 됩니다.
[조용균 교수/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 장애여성 임신이나 출산에 관해서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거나 공부한 의사들이 적기 때문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거죠.]
현재 국내 장애인 전문 산부인과는 국립재활병원 한 곳에 개설돼 있고, 그나마 분만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