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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을 당선자 김영호 "박 대통령 트라우마 극복못해…국가불행"

입력 2016-04-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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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을 당선자 김영호 "박 대통령 트라우마 극복못해…국가불행"


서대문 을 당선자 김영호 "박 대통령 트라우마 극복못해…국가불행"


서울 서대문을에서 김영호(49) 당선인이 3선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을 꺾고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정 의원과 총선에서 세번째 맞붙은 김 당선인은 2전3기 끝에 의정 단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김 당선인은 18일 서울 서대문 '시민카페 길'에서 뉴시스와 만나 "박근혜 대통령은 저보다 훨씬 큰 트라우마가 있을 것인데 그것을 현실정치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개인으로서도, 국가로서도 불행"이라고 박 대통령을 조준하는 말에 무게를 실었다.

김 당선인과 만난 곳은 그가 낙선 후 차린 정치카페다. 그는 선거기간 전에는 이곳에서 커피를 직접 만들고, 세미나 등을 주최하며 주민들과 소통의 장소로 이용했다. 김 당선인은 베이징대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한 더민주의 '중국통'이다. 국민일보 중국특파원, 스포츠투데이 기자로 활동했고 민주당 서울시장 대변인도 지냈다. 6선을 지낸 김상현 전 의원이 그의 부친이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경선에서 '박원순키즈'인 권오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3선의 이강래 전 의원을 꺾고, 본선에서는 정두언 의원을 눌렀는데.

"지역에서 낙선도 여러번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더 치열하게 했다. 그래도 (여러번 출마하는 동안) 표가 후퇴했다면 정치를 못했을거다. 그런데 조금씩 차이가 좁혀지니까 꼭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 여론조사에서는 계속 지는 걸로 나왔다.

"사실 당에서 실시한 안심번호 여론조사에서는 계속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원래는 크게 이겼는데 오히려 국민의당 후보가 막판에 약진하면서 10%p 수준으로 좁혀졌다. 언론사 여론조사와 너무 다르니까 '이걸 믿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관건은 투표율이라는 생각이 들어 투표율 60%가 넘으면 홍제천에 입수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그런데 결국 안심번호 조사가 맞았다."

- 선거 때 문재인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걸며 '문재인 마케팅'을 했다.

"효과가 컸다. 사실 나는 계파가 없지만 문 전 대표는 굉장히 중요한 대선 후보 감이고, 노선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편이다. 최근 호남으로부터 오해받는 것이 안타깝다. 호남홀대론은 사실이 아닌데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해 오해가 시작된 것 같다. 문 전 대표가 호남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야당을 못 만든 것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강한 야당을 만들고, 호남에 중점을 둬야 한다. 여소야대 국면은 강한 야당을 만들 절호의 기회다."

- 친노계는 아닌 것으로 분류되는데.

"열린우리당으로 당이 쪼개질 때 민주당에 남아 있어서 비노로 보는 것 같다. 나는 대통합신당도 안 갔다. 2003년 입당한 후 지금까지 한 번도 당적을 안 바꿨다. 열린우리당 창당 때는 호남 정치인들이 전화해서 가지 말고 남아있으라고 했는데, 탄핵 역풍이 부니까 그들도 다들 가더라. 책임정치가 중요한데 당이 어렵다고 떠나는 가벼운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국민의당 창당 때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단 1초도 고민한 적이 없다."

- 6선을 지낸 김상현 전 의원이 부친이다. 당선 후 부친이 어떤 말을 해줬나.

"아직 아무 말도 안 해주셨다.(웃음) 그런데 주변의 많은 분들에게 기분 좋다고 하셨다고 한다. 저는 '정치인 2세'라는 말이 싫다. 사실 아버지가 마지막 유세 때 유세차에 올랐는데, 저는 그걸 미리 몰랐다. 나중에 유세를 권유했던 사람에게 왜 그랬느냐고 했다. 정치인 2세라는 말은 금수저 같지 않나. 저는 부유하지 않았고, 굶어본 적은 없지만 거칠게 살았다. 아버지는 제가 일곱살일 때 유신에 반대하다 감옥에 갔다. 중1 때는 광주민주화 운동으로 구속됐다. 딸서 초·중학교 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어머니가 50여가지 장사를 할 정도였다. 이희호 여사와 저희 어머니가 분명히 재판을 거부했는데, 언론에는 재판정에서 애국가를 불렀다고 나오더라. 어릴 때부터 언론을 신뢰하지 않았고, 국가에 속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다. 아버지가 가택연금일 때는 전경들이 한 중대 정도 집 앞에 있었다. 나에게 어린 시절은 '흑백'의 기억이다."

- 같은 정치인 2세로서, 박근혜 대통령 어떻게 평가하나.

"박근혜 대통령도 어릴 적 우여곡절이 많았고, 부모가 불상사를 겪지 않았나. 저보다 훨씬 큰 트라우마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그것을 현실정치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통하지 못하고, 불신하고…. 성장과정에서 그런 것이 축적됐을 것이다. 개인으로서도, 국가로서도 불행이다. 저같은 야당 중진의원 아들도 마음의 병이 있는데 대통령은 어떻겠느냐. 신문기자 시절에 당시 야당의원이던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를 했다. 굉장히 친절하고 포근했다. 매력있는 여성 지도자로 느꼈다. 지금 보여지는 모습은 그때의 모습은 아니다."

- 초선의원으로서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은.

"아버지가 꿈꿔왔던 통일과 관련된 역할이 있다면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 북한의 철도를 개방시켜 일단 하차없이 문산·개성·평양·신의주·단둥까지 530km 통과해 중국으로 바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일 1단계다. 황당하게 느껴지지만 꿈을 실현 시키는 것이 정치다. 또 국회에 들어가면 강성 의원이 될 거다. 특히 대기업의 문어발 경영 문제, 민생경제에 도움 안 되고 골목상권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나가겠다. 대기업 독점체제가 너무 쎄졌다."

- 6월 국회까지 시간이 좀 남았다. 뭘 할 것인가.

"국회의 시스템을 공부하고 현황을 파악해서 어떤 식으로 공약을 현실화 시킬 지를 생각해보겠다. 계파가 없으니 누가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아직은 좀 외롭다. 계파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노선에 동의하는 지도자가 있고, 지도자와 성품과 철학이 맞으면 따를 생각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대세론'에 따르는 계파주의는 아니라고 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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