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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소리도 무서워"…구마모토 아이들, 트라우마 시달려

입력 2016-04-1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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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소리도 무서워"…구마모토 아이들, 트라우마 시달려


"잠 자는 곳이 바뀌니까 잠이 안 온다" "사람들 발소리가 지진소리처럼 들린다."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구모토시의 혼조(本?) 초등학교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이 학교 3학년 학생인 우에다 사쿠(上田朔)의 말이다. 우에다의 어머니(30)는 "공동생활로 불안한 어른들의 심리가 아이들에게로 전해지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같은 학교에서 피난생활 중인 이 학교의 한 6학년 학생은 밤이 되면 "큰 지진이 또 오면 어떻게 해"라며 걱정한다고 그의 어머니는 전했다.

구마모토현 마시키(益城)에 위치한 히로야스(?安) 초등학교에 대피한 고무라 가이토 (小村海斗,11)는 "여진이 무섭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고 학교도 가고 싶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현과 오이타(大分)현에서 지난 14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지진으로 인한 피난자가 약 20만명에 달한 상황에서 구마모토현의 공립 학교의 약 70%가 문을 열지 못하고 대피소로 이용되고 있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피난생활이 장기화할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강진을 겪은 아이들이 트라우마 등에 시달리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아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임상 심리치료사인 고바야시 히가시(小林東, 49)는 지적했다.

고바야시에 따르면 지진을 경험한 어린이는 작은 흔들림에도 과잉 반응을 보이거나 지진 속보 뉴스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린다.

"최대한 빨리 놀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학교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는 것이 좋다. 평상시 생활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휴대전화의 긴급 지진 속보 등에 아이들이 울거나 과민반응을 보이면 조용히하라고 나무라는 대신 안아주면서 "괜찮아"라고 이야기하는 등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대피소의 한쪽 구석을 천이나 종이로 감싸 공간을 확보하거나 자동차차 안에서 쉬도록 해 안정시킬 수 있는 작은 공간을 확보하라고 고바야시는 조언했다.

마시키 지역 동쪽에 위치한 니시하라(西原)지역도 60%가 넘는 가옥이 파괴면서 지역 주민 대부분이 니시하라 중학교에 피난 중이다.

그러나 니시하라 중학교에서 지급하는 음식은 15일부터 하루 세끼 주먹밥이 전부다. 그것도 1끼에 1개씩만 배급받을 수 있다. 이 학교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한 60대 남성은 "소금 간도 하지 않았고, 반찬도 없다. 물만해서 먹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도 17일에는 급수차 1대와 취사차 2대와 함께 자위대가 도착했다. 자위대가 제공한 주먹밥을 받아 든 한 남성은 "주먹밥 1개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크기가 2배 정도 되었다"라고 말했지만 한 어린이(11)는 "주먹밥이 커진 것은 기쁘지만 반찬도 먹고 싶다. 튀김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것은 화장실이다. 니시하라 중학교에는 체육관에서만 약 400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학교에 있는 화장실은 2곳뿐이다. 남자용 변기는 2개밖에 없었다. 인근 공용 화장실도 개방됐지만, 꽤 걸어야 하는 거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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