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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자은행의 '천재 정자', 알고 보니 정신질환 전과자 것

입력 2016-04-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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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자은행의 '천재 정자', 알고 보니 정신질환 전과자 것


"9623번 기증자는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드럼연주자이며, 신경과학 박사학위 수료예정인 IQ 160 보유자입니다."

수년 전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에서 미국계 정자은행 '자이텍스(Xytex)' 지점을 방문한 세 가족이 선택한 정자 기증자의 프로필이다. 이들은 '천재 자녀'에 대한 희망을 품고 각각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2014년 익명 기증자의 이메일 정보가 자이텍스 직원의 실수로 가족들에게 유출되면서 이들의 악몽은 시작됐다. 신상정보를 추적해보니 9623번 기증자는 유죄선고를 받은 흉악범으로 정신분열증을 포함한 각종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스타는 피해가족이 자이텍스가 기증자의 정보를 조작했다며 하루전1543만 캐나다달러(약 137억8300만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소송서류에 따르면 피해가족들은 9623번 기증자의 정자가 캐나다와 미국, 영국 등에서 최대 36명의 아이를 출생시키는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지역신문 더 스타(The Star)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623번 기증자의 실명은 제임스 애겔스(39)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자이텍스에 정자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 각종 범죄로 수감된 바 있으며 정신질환에 시달려왔다. 심지어 신경과학 박사학위는 커녕 지난해 학사 학위를 20년에 걸려서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인슈타인과 스티분 호킹 수준의 IQ 160 보유자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피해여성 중 한명인 앤지 콜린스(45)는 자이텍스를 통해 얻은 자신의 8살박이 아들은 아직 정신질환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사춘기를 지나면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콜린스는 "기증자가 자신의 정체를 속였다는 것은 잘못된 행위이지만,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정자를 판매한 자이텍스에 진정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이텍스 측은 사기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이텍스를 대변하는 테드 라벤더 변호인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자이텍스는 업계 선두주자로 도움이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없는 가족들에게 출산의 선물을 주기 위해 모든 안전 기준을 조심스럽게 준수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자이텍스는 웹사이트 광고를 통해 "자이텍스 기증자는 건강한 인구 최고 1%라는 것을 알고 안심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걸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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