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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강제조정 '역풍'…괴산군 투표율 역대 최저

입력 2016-04-13 19:59

"남의 동네 일꾼 왜 뽑지?" 반감 팽배…군수 투표 독려도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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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동네 일꾼 왜 뽑지?" 반감 팽배…군수 투표 독려도 '무위'

선거구 강제조정 '역풍'…괴산군 투표율 역대 최저


선거구 강제조정 '역풍'…괴산군 투표율 역대 최저


20대 총선 선거구의 강제 조정에 대한 불만을 참정권 포기로 드러내겠다고 벼르던 충북 괴산군 유권자들의 경고는 허언이 아니었다.

군수가 직접 나서 "제발 투표는 하자"고 독려했지만, 괴산지역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3일 충북도선관위에 따르면 오후 6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 마감결과 괴산지역 유권자 3만4201명 중 1만7717명이 참여, 이 지역 투표율은 51.8%(점정집계)를 찍었다.

충북 전체 투표율(57.3%)보다 5.5%포인트 적고, 도내 11개 시·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괴산은 전통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자랑하던 지역으로 꼽혔다. 지방선거 평균 투표율만 따져도 70%를 웃도는 곳이다.

총선 투표율만 따져도 19대는 60.4%, 18대는 54.8%, 17대는 59.4%였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어떤 식으로든 지역의 울분을 표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투표 거부 바람으로 이어졌다.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가 헌법재판소 판결을 근거로, 괴산을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떼어내 남부3군(보은·옥천·영동)에 강제로 붙인 결과다.

졸지에 '서자' 취급을 받게 된 괴산의 이동으로 중부4군은 중부3군으로, 남부3군은 동남부 4군으로 바뀌었다.

비록 극소수였지만, 괴산 주민들은 '총선투표반대위원회'를 만들고 투표거부 운동에 불을 붙였다.

주민 정서적으로 보나, 지리적으로 보나 어울리지 않는 곳(남부권)에 괴산을 붙인 건 주민을 무시한 행태라는 게 위원회의 주장이었다.

투표하지 말자고 독려하는 현수막을 걸고, 전단을 뿌리는 행동이 몇달간 이어졌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임각수 군수가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하고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그래도 투표는 하자"고 말려씨만 성과는 적었다.

선거 자체를 거부하기보단, 오히려 적극 참여해 지역의 이익을 찾자고 호소했지만, 성난 주민들은 "그래도 이웃집 일꾼을 우리 손으로 뽑을 이유가 있느냐"면서 고개를 돌렸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도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주권행사로 지역 발전을 견인할 적임자를 뽑아 실리를 찾자"고 읍소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결국 투표거부 운동은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빗나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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