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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들 "진실 밝히기 위해 동거차도 지킨다"

입력 2016-04-12 16:30

지난해 8월부터 일주일 단위로 인양작업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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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부터 일주일 단위로 인양작업 기록

세월호 가족들 "진실 밝히기 위해 동거차도 지킨다"


세월호 가족들 "진실 밝히기 위해 동거차도 지킨다"


"동거차도를 지키는 이유는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입니다."

1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에 내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관계자 8명과 희생자 가족 4명, 취재진 등이 산자락을 올랐다.

비탈길을 20여분 오르자 산중턱에 설치된 움막(몽골텐트) 3개가 보였다. 발소리를 듣고 모자를 눌러쓴 중년 남성 셋이 나와 특조위 관계자와 가족들을 반겼다.

세월호 참사로 단원고 2학년3반에 다니던 자녀를 잃은 김진철(55)·최성용(53)·박종범(49)씨였다. 이들은 지난 8일부터 세월호 선체 인양 사전 작업 현장을 영상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움막에서 2㎞가량 떨어진 곳이 2년 전 세월호가 침몰한 해역이다.

가족들은 정부가 선체 인양 준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 지난해 8월부터 반별로 일주일씩 번갈아가며 인양 사전 작업을 감시·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움막 입구에 설치된 카메라 앞 의자에 앉아 바지선 위에서 벌어지는 인양 작업을 살피는 게 일과다. 특이사항이 있으면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 등에게 알린다.

이날도 최씨는 강한 바람과 탁한 시야에도 카메라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중국 구난구조회사인 상하이 샐비지가 선수쪽 와이어 연결과 부력재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지켜보기 위해서다.

가족들은 세월호 선체를 온전히 인양해야 참사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씨는 "선체 절단 공정이 있으면 적어도 3일 전에는 알려줘야 하는데, 해수부에서 작업 전날 밤에 통보하는 방식"이라며 "제공해주는 영상도 화질이 좋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인양 준비가 이뤄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선체가 온전히 인양되고, 미수습자 9명이 돌아오는 날까지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며 "세월호 선체가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가장 정확한 증거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학년5반 고(故) 김건우 학생 아버지 김광배(51)씨는 이날 3번째로 동거차도 움막을 찾았다.

지난 8일이 건우의 생일이었다고 밝힌 그는 "처음 동거차도 움막을 찾은 어머니들은 주저앉아 통곡한다"면서 "침몰 해역 주변에는 김 양식장이 있고, 바로 옆에는 무인도도 있다. 탈출하라는 방송 한 번이면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뒤 "보고싶고 미안한 감정이 앞서지만 정부가 구조하지 못한 책임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힘을 모아달라"며 "진실을 밝히고, 사회 곳곳에서 안전의식을 갖춰야 촘촘한 안전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세월호 특조위의 조사 기간 연장과 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시행령에 따라 오는 6월 특조위 조사 기간이 종료된다는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김진철씨는 "조사위원장은 지난해 3월에 임명됐고, 예산도 같은 해 8월에 집행됐다.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특조위의 존재 이유가 사고의 명확한 원인을 밝히는 것인데 청문회도 몇 차례 못 하고 활동이 종료될 수는 없다. 정치권과 정부에서 충분한 조사 기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조위와 가족들은 동거차도 방문에 앞서 세월호 침몰지점에 정박해 있는 바지선에서 실지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너울성 파도로 접안하지 못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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