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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일본 '전쟁 피해자' 이미지 부각 우려

입력 2016-04-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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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일본 '전쟁 피해자' 이미지 부각 우려


케리,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일본 '전쟁 피해자' 이미지 부각 우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원폭 위령비에 헌화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의 현직 국무장관이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것은 케리 장관이 처음이다.

지난 1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히로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외무장관회의의 참석 중인 케리 장관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등 다른 나라 장관들과 함께 이날 오전 히로시마 피폭의 상징인 평화기념공원을 찾았다. 핵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현직 외무장관이 이 공원을 찾는 것도 처음이다.

NHK등 일본 언론은 이날 히로시마의 원폭을 투하했던 미국의 현 국무장관의 평화기념 공원 방문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히로시마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인1945년 8월6일 원폭이 투하된 곳으로, 평화기념공원은 원자폭탄이 떨어진 곳과 가까운 히로시마 시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세계의 평화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1954년 조성됐다. 공원 안에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원폭 돔과 위령비, 원폭 자료관 등이 있으며 피폭자들의 옷, 빠진 모발 등이 전시돼 있다.

케리 장관은 이날 평화공원 방문에 앞서 "히로시마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이 방문은 세계의 안전을 위한 미일 동맹의 존재, 세계평화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미일 간 동맹과 우정을 더욱 강화할 기회이다"라고 평화공원 방문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기시다 외무상도 평화공원 방문에 앞서 "오늘은 케리 장관을 비롯하 G7의 외무상과 함께 히로시마의 평화공원을 방문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꼭 히로시마에서 세계를 향한 힘차고 명확한 평화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세계의 지도자가 피폭의 실정을 느끼는 것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분위기를 다지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각국 외무장관들이 확실히 피폭의 실정을 눈으로 보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은 케리 장관의 평화공원 방문을 계기로 피폭의 참상을 전하고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호소함과 동시에 미일 간 견고한 유대를 국제사회에 알리려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번 케리 장관의 평화공원 방문에 따른 미국 여론의 동향에 따라 오는 5월 26∼27일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 참석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할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지난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안보법을 통과시킨데 이어, 교전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한 '평화헌법'을 개정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모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케리 장관을 비롯한 G7국가 외무장관들의 평화공원 방문은 자칫 2차 세계대전의 가해자인 일본을 '피해자'로 부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편 G7 외무장관들은 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핵 군축과 핵무기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고 그 성과를 담은 '히로시마 선언'과 의장성명 등을 발표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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