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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수도 도박한다"…쇼트트랙 '막장 폭로전' 왜?

입력 2016-04-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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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쇼트트랙 선수들의 불법 도박 사건 취재하고 있는 박창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처음에는 수사 대상이 몇 명 되지 않았었는데 서로 내부적으로 폭로를 하면서 몇십 명으로 늘어난 것 아닙니까?

[기자]

애초 경찰 수사는 쇼트트랙 선수 5명으로 시작했습니다.

10대 김모 선수에 대한 제보가 출발점이었는데요. 조사 과정에서 다른 선수 이름이 나오고, 그 선수가 불려오면 이걸 보복이라고 생각해 경쟁 관계에 있는 또 다른 선수 이름을 부르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수사 대상이 40여 명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사실상 쇼트트랙하는 모든 선수가 다 조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여러 선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막장 폭로전'이란 표현도 하던데요.

[기자]

"할 때 같이 있는 걸 봤다" "그 선수도 하는 것 같더라" 식의 진술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 선수들의 이름이 무차별 거론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지난주 경찰 조사에선 '올림픽 2관왕' 대표팀 간판급 선수 이름까지 나왔습니다. 물론 이 선수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고요.

어떤 선수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건데요. 경찰도 이런 식이면 조사 대상이 어디까지 늘어날지 모르겠다며 약간 당황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지금 대상을 보면 주로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것 같고요. 도박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도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어떤가요?

[기자]

일선 코치들은 "죄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합숙하는 선수들이 저녁에 주로 하는 건 컴퓨터 게임이나 야식 사오기 내기 정도입니다.

사설 스포츠 도박도 그런 수준으로 생각했던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같이 모여서 승패 맞추고 딴 돈으로 간식 사는 놀이 정도로 여긴 겁니다.

배팅 금액도 한번에 3~5만원 정도 소액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앵커]

유독 쇼트트랙에서 이런 추문이 이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쇼트트랙은 개인 종목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팀운동 성격이 짙습니다.

특정 선수를 작전에 따라서 밀어주고 당겨줄 수 있는데요. 그런 혜택을 받은 선수와 못 받는 선수 사이에 갈등이 쌓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에 따라서 파벌이 생기고 그게 또 이합집산을 합니다.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치면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되는데요. 가령 파벌의 대표적인 희생자로 알려져 있는 안현수도 다른 한쪽에선 한때 일방적인 파벌의 수혜자로 보기도 합니다.

정점에 선 선수가 얻을 수 있는 건 많은데 내부 갈등은 커져 있으니 폭행이나 투서 짬짜미 같은 돌발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 겁니다.

[앵커]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2년 남았는데 해결책은 없을까요.

[기자]

지난해 국가대표 선후배 폭행 사건도 음주 사건도 모두 선수들끼리 투서와 제보로 내용이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이번 불법 도박 사건도 갈등 관계에 있는 선수 측이 제보한 걸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선수들 사이 미움과 의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한 선수는 "무서워서 함께 생활할 수가 없다. 서로 실수하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정도인데요.

처벌과 방지 교육도 중요하지만 선수들끼리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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