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대공원의 동물 27마리가 두바이의 새 동물원으로 이민을 갑니다.
몸무게 200kg이 넘는 맹수가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사육사들이 정들었던 동물들을 보내는 길을 윤영탁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내일(14일) 아침은 무려 8000km 떨어진 두바이에서 맞을 것이란 걸 아는지 모르는지 11살 수사자 '스카'가 이끄는 무리 9마리는 평소처럼 우리 안을 어슬렁거립니다.
지난 금요일엔 소뼈와 소고기 등 특식으로 든든하게 배도 채웠습니다.
방사장으로 가는 이동 통로 끝에 오늘은 특수 제작된 운송상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되도록 마취는 하지 않기로 했지만 거칠게 저항하는 2마리는 마취 주사를 맞고서야 쓰러진 채 상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예민한 맹수를 가두는 데만 3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지게차로 한 마리, 한 마리 11톤 트럭에 옮겨진 동물들은 사육사들의 배웅과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인천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원숭이 8마리와 박쥐 10마리도 함께 이민 길을 떠나 오는 10월 문을 여는 두바이 시립동물원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박혜미 사육사/서울대공원 : 진짜 시원섭섭하고요. 서열 왕들이 돼서 (다른 사자) 다 이기고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나빠진 사육환경도 이번 양국 동물원 간의 교류 사업을 통해 한결 숨통이 틔였습니다.
새 식구를 맞게 된 두바이 동물원은 단봉낙타 3마리 등 서울대공원에 필요한 동물들을 구입해 제공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