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인도 범죄엔 시효가 없습니다. 독일의 나치 단죄가 대표적인 예인데요, 나치 친위대원 출신의 94살 노인이 재판정에 섰습니다. 생존자들은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고정애 특파원입니다.
[기자]
구부정한 걸음걸이의 노인이 경찰에 둘러싸인 채 걸어갑니다.
94살의 라인홀드 하닝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아우슈비츠에서 경비를 담당했던 나치 친위대원 출신입니다.
[아넬리 노이먼/데트몰트지방법원 대변인 : 아우슈비츠에서 수천 명의 살해를 도운 것으로 보입니다. 또 17만 명의 처형을 도왔다는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선 모두 110만 명 이상의 유대인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닝은 자신은 나치의 부속품에 불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역시 아흔 줄에 접어든 생존자들은 분개했습니다.
[레온 슈바르츠바움/95살·원고 : 정의와 진실입니다. 기대하는 바입니다. 진상규명이야말로 망자들이 바라는 겁니다.]
앞서 별도 재판에서 하닝이 상당히 고령이긴 하지만 하루 2시간의 재판은 받을 수 있는 상태란 판단을 했습니다.
지난해 5월 아우슈비츠의 회계원으로 불렸던 93살의 노인도 재판을 받았습니다.
반인륜 범죄 단죄엔 시효가 없다는 걸 실천하는 독일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