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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술이전 불가'에 KF-X 사업 차질…'면피성 대응' 비판도

입력 2015-10-16 15:04

모두 3번 거절 당해…국방부 "협의체 통해 협상 계속 이어 나갈 것"
차세대 전투기 사업 무산위기 직면, "협의체는 '스터디 그룹' 불과"
美 AESA 레이더 기술 이전 사례 없음에도 거듭 요청은 '여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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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3번 거절 당해…국방부 "협의체 통해 협상 계속 이어 나갈 것"
차세대 전투기 사업 무산위기 직면, "협의체는 '스터디 그룹' 불과"
美 AESA 레이더 기술 이전 사례 없음에도 거듭 요청은 '여론용

미 '기술이전 불가'에 KF-X 사업 차질…'면피성 대응' 비판도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4개 핵심기술 이전을 미국이 재차 거부하면서 KF-X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별다른 협상전략도 없이 미국이 한번도 외국에 이전한바 없는 기술을 달라고 거듭 요청한 국방부의 미숙한 대응에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미국 현지에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을 만나 KF-X 개발을 위한 4개 핵심기술 이전 문제를 협의했지만 카터 장관으로부터 "조건부로도 KF-X 사업과 관련한 4개 핵심기술 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8월 기술 이전을 요청하는 서한을 카터 장관에게 보낸 바 있다. 이 서한에 대한 미국 측의 거절 입장을 담은 회신은 주한 미 대사관을 통해 전날에야 전달됐다고 한다. 지난 4월 미국 정부의 공식 거절 통보까지 더하면 총 3번의 거절을 당한 셈이다.

이로써 ASE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등 4개 핵심기술과 이를 전투기 기체에 통합하는 기술을 미국 측으로부터 이전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사업 자체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국방부는 KF-X를 포함해 방산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의체를 미국 측과 함께 구성함으로써 기술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협의체만으로는 근본적인 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AESA 레이더의 자체 개발은 어렵다는 것을 우리 국방부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의 협조 없이는 당초 국방부의 계획대로 하이(High)급 전투기를 제 때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해도 '스터디 그룹'에 가깝지 않겠느냐"며 "미국이 여러 차례 우리 측에 기술을 이전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협의체를 꾸린다고 해도 핵심기술을 넘겨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은 AESA 레이더 기술을 어느 국가에도 이전한 적이 없다. AESA 레이더는 공중전에서 적기를 먼저 식별하고 지상의 타격 목표물을 찾아내는 데 필수적인 장비로,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기술이나 운용경험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이에대해 AESA 레이더를 포함한 핵심기술을 국내 개발이나 제3국과의 협력을 통해 확보하고 부족한 부분은 한미 협의체에서 도움을 받겠다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당장 핵심기술을 받겠다는 의미보다는 우리 나름의 연구·개발을 하면서 협의체를 통해 협상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뜻"이라며 "핵심기술 이전 뿐만 아니라 KF-X 사업과 관련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국방부가 미국 측의 협상전략에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측이 협의체를 활용, 자국 기술의 유출 가능성을 감시하고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협의체의 구성부터 목적, 활동 범위 등에 대해서는 미국 측과 충분하게 협의할 예정"이라며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감시를 하거나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의 '무전략'이 다시한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미국이 한 번 결정한 사안을 번복할 가능성이 낮은데도 별다른 전략 없이 기술 이전을 재요청한 한 장관에 대해서는 '면피성'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할만큼 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일종의 여론전을 펼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한 장관이 동행하면서까지 KF-X 사업의 활로를 뚫어보려던 우리 정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기술 이전이 어려울 가능성을 알고도 무려 18조원이 소요되는 전투기 개발 사업을 졸속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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