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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거론부터 사의까지 11일…불신 자초한 이완구

입력 2015-04-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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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싸인 이후 20일 사의를 표명하기까지 열하루가 걸렸다. 그동안 이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데에만 급급해오다 논란과 의혹을 키웠다.

지난 10일 이 총리를 비롯해 8명의 이름이 적힌 '성완종 리스트'가 경향신문에서 보도된 이후 이 총리가 내놓은 첫 해명은 "성 전 회장과 개인적 인연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총리는 총리실 해명자료를 통해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13일부터 사흘간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이 총리는 해명과정에서 오락가락하면서 불신을 자초했다. 이 총리가 2013년 4월4일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2013년 8월 이후 20개월간 23차례 만난 정황이 드러나자 금품수수 의혹은 부인했지만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만난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개인적 친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그는 "원내대표랑 동료 사이인데 어떻게 안 만났겠느냐"고 되려 질의하는 의원을 향해 반문을 하기도 했다.

또 2012년 대선 지원유세와 관련해서도 처음에는 "혈액암으로 1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해 4월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고, 12월 대선에도 관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가 지원유세에 참석했던 당시의 사진이 공개되자 "유세장에는 한두번 갔지만 실제 선거운동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의 오락가락 발언은 부적절한 언행으로까지 빚어졌다. 이 총리는 '말 바꾸기 지적'이 일자 "충청도 말투가 그렇다. 곧바로 딱딱 얘기해야 하는데 충청도 말투가 이렇다 보니, 보통 '글쎄요' 하는 것 있지 않느냐"고 말해 '충청도 비하'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총리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은 지난 14일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증언이 구체적으로 나왔을 때다. '비타500 박스에 현금 3000만원을 넣어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 측근의 주장은 사실여부를 떠나 각종 패러디로 이어지면서 이 총리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거듭된 의혹 제기에도 이 총리는 사퇴 의사를 선뜻 밝히지 않았다.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 직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단독회동을 갖고 이 총리의 거취 문제에 대해 27일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총리는 "흔들림없이 국정을 수행하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17일 예정대로 청사에 출근했고, 19일 4·19 혁명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때부터 사실상 '시한부 총리'가 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야당은 점차 해임건의안 카드를 본격화했고, 여권에서도 자진 사퇴로 방향을 잡으면서 이 총리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들어갔다. 결국 이 총리는 박 대통령 귀국 전 총리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지난 2월17일 취임이후 2개월여 만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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