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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00만대 시대, '페라리 거지' 한국에도 등장하나

입력 2014-10-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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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00만대 시대, '페라리 거지' 한국에도 등장하나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 일본에는 '페라리 거지'라 불리는 사람들이 등장해 적잖이 사회 문제가 됐다.

이들은 당시 '버블경제'의 순풍을 타고 현지에 불었던 고소득층의 '슈퍼카' 구입 열기에 편승, 능력도 없이 이탈리아산 스포츠카 페라리를 앞다퉈 구입하면서 사실상 '거지'로 전락한 사람들이었다.

당시 일본 내 최고 인기 모델이었던 '페라리 F40'의 경우 판매가가 미화 42만5000달러(한화 약 4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고액의 차량 인도금을 내느라 집을 팔거나 월세 보증금을 빼낸 탓에 여관방을 전전했다. 또, 장기 차량 할부금을 갚는 데 수입의 거의 전를 투입해야 해서 끼니는 아예 굶거나 저렴한 패스트푸드나 라면 등으로 해결해야 했다. 심지어 배기량 2936㏄으로 478마력을 뿜어내느라 연비가 리터(ℓ)당 3~5㎞에 불과한 '기름 먹는 하마'를 감당하지 못해 차는 공원 주차장에 세워둔 채 지하철로 오가고 차는 '집'으로 쓰는 사람까지 있었다.

한국에 페라리 거지가 등장했다는 소식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분수에 맞지 않는 수입차 구매와 소유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에서 처한 '카푸어'(Car Poor)'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푸어는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 특히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빈곤에 빠져든 '하우스푸어(House Poor)'와 비교된다. 그러나 집은 대출이자이나 주택 감가상각이라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훗날 가격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져볼 수 있다. 하지만 차는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값이 오르지 않는다. 차를 고이 모셔놓고 대출이자만 내더라도 감각상각이 거듭돼 구입가도 받을 수 없는 '헌 차'만 남을 뿐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일부 고소득층이나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한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벤틀리 등 '수퍼카 붐'과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심리가 뒤섞일 경우 작금의 카푸어 문제를 뛰어넘는 더 큰 사회 문제로 불거질 우려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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