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죠.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이른바 '용인 살인사건' 입니다. 그런데 지난 8일 범행 당일에는 오늘(14일) 중부지방 날씨처럼 비가 왔습니다.
날씨와 성범죄, 어떤 관계가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기자]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한 여성이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더니, 황급히 뛰어갑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영화를 보면 유독 비가 오는 날 성범죄가 발생합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거리의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겠습니다.
[박의주·김수현(고등학교 1학년) : (비와 성범죄는)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관련 있다고 생각해요. 어둑침침하고 우산도 쓰고 그러니까…]
[김주연/부산 해운대구 중동 : 아무래도 비가 오면 시끄럽고 사람들이 외출도 덜 하니까 (인적이 드물어) 성범죄를 하기 좀 더 쉬울 것 같아요.]
최근 발생한 경기도 용인의 10대 성폭행 살인사건, 지난해 3월 경찰에 붙잡히며 범행 사실이 1년 8개월 만에 드러난 서울 수유동 강간 살인범도, 장마철 비가 오는 날 끔찍한 일을 범했습니다.
[강OO/강간살인 피의자 (지난해 3월) : 비가 오는 날 (2010년 7월 26일 범행 당일) 충동적으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침에 비가 오면 그런(성폭행) 충동을 느꼈습니다.]
실제 경찰청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기간인 지난해 6월18일부터 7월17일까지 약 한달간 2,444건의 성범죄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월 평균 성범죄 발생 건수, 1911건에 비해 30% 가까이 많은 수치입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학과 교수 : (장마철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의 경우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충동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가 오는 날 성범죄를 피하기 위한 대책으로 몇가지를 조언합니다.
우선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 걷다가는 누군가 뒤따라오는 걸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또 일부러 전화 통화를 하며 곧 누군가와 만난다는 걸 드러내는 것도 성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