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8일) 경기도 용인에서 10살짜리 아들과 부모가 차안에서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 아들의 장애 때문에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왔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사연, 박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족이 함께 타던 차.
뒷좌석에는 아이가 보던 책이 놓여 있습니다.
어제 오전 40살 박 모씨와 부인 그리고 10살 난 아들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아버지가 있었고, 뒤쪽에 아내가 있었고, 아버지 뒤쪽에 아들이 있었고…기대 있는 상태로…하루 정도 지난 것 같아요.]
숨진 아들은 희귀병에 시달렸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척수와 방광이 붙어 있어 스스로 소변을 볼 수 없는 병.
아들을 위해 엄마는 매일 오전 11시 초등학교로 찾아와 아이의 소변을 빼주고 가야 했습니다.
[담임선생님 : 하루에 한번 엄마 만나서 11시 10분에 내려가서 소변만 처리하고…]
한 때 나오던 의료비 지원은 아빠가 병원 구급차 운전수로 일하면서 끊긴 상태.
[사회복지과 담당 공무원 : 미숙아로 태어나서 의료비 부담 많이 되서 수급자 신청하러 오셨다고…중지됐던데요. 2006년 2월이 마지막이에요.]
아빠가 남긴 유서에는 최선을 다해 키웠는데 너무 힘들다, 아이를 데려가서 죄송하다는 말이 남아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애아 가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장애아를 둔 부모는 일반인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8배나 높습니다.
[노석원/한국장애인부모회 부회장 : 가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어떤 대책이 없다는 얘기거든요. 중앙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 가족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 이 것이 아마 가장 시급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희귀병과 싸우며 10년을 버텨온 세 식구.
결국 삶의 끈을 놓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