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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박힌 굳은살 만큼 더 강해진 롯데 이승화

입력 2012-03-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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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박힌 굳은살 만큼 더 강해진 롯데 이승화


행복했던 2007년의 추억도, 힘겨웠던 2011년도 잊었다. 쉴 새 없이 배트를 꽉 쥐고, 힘차게 흔들었다. 고된 타격 훈련으로 손바닥이 누더기처럼 변해 통증이 생겼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데 훈련만한 것이 없었다. 이승화(30·롯데)는 "지금은 굳은살이 박혀서 괜찮다"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의 휴대전화에 담긴 스프링캠프 때의 손을 통해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2012년, 다시 스타트

양승호(52) 롯데 감독은 27일 "부상 중인 손아섭이 시즌 개막 때까지 경기 감각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안은 있다. 이승화에게 기회가 갈 것"이라고 했다. 양 감독은 "이미 수비와 주루는 검증된 선수 아닌가"라고 이승화의 장점을 설명하다 잠시 머뭇거렸다. "공격도 재능은 있다. 부담감만 떨치면…."

2011년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 양 감독은 좌타자 이승화를 주전 중견수로 낙점했다. 그리고 2번타자 역할을 맡겼다.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 이승화에 대한 양 감독의 평가였다. 하지만 타격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승화는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초반 14경기에서 2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롯데 팬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양 감독은 "승화가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게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올해 이승화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양 감독은 "승화가 참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이승화는 스프링캠프에서 몸무게 8㎏을 뺐다. "팀에서 기대하는 게 수비와 주루 아닌가. 날렵한 몸매를 유지해야 잘 뛰고, 잘 잡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잘 뛰고 잘 잡는 그의 장점은 여전하다.

관건은 타격이다. 이승화는 "예년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그래도 타격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지난해에는 실패하지 않았나. 거의 바닥이었다. 그래서인지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바닥에서 올라가고픈 마음만 있다. 마음을 비웠지만 욕심은 계속 생긴다"고 했다. 2011년 이승화는 70경기에서 타율 0.120에 그쳤다.

2007년도 2011년도 아닌, 2012년

2001년 부산상고를 나와 2차 2라운드(전체 17번)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그는 2007년에야 주전 자리를 꿰찼다. 강병철 당시 롯데 감독은 "올해 롯데는 이승화라는 확실한 1번타자를 발견했다. 최고의 수확이다"라고 흐뭇해했다. 올스타전을 앞둔 2007년 6월20일 왼 손등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하지 전까지 그는 롯데의 톱타자로 활약했다. 그해 이승화는 팬 투표로 올스타 베스트10에 뽑혔다.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은 3할(0.301)을 넘겼다.

이승화는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타율은 떨어졌고, 제리 로이스터 감독 체제에서 그의 신분은 '대주자·대수비 요원'로 바뀌었다. 양승호 감독 부임과 동시에 잡은 첫 번째 기회를 놓친 이승화는 2012년 다시 주전 외야수에 도전한다.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8경기에서 18타수 4안타(타율 0.222) 1타점. 이승화는 "2007년도, 2011년도 아닌 2012년이잖아요"라며 웃었다. 타격훈련을 위해 배팅 케이지에 들어간 그가 우중간에 커다란 포물선을 그렸다. 이승화와 롯데에 희망을 안기는 아치였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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