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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서울경찰청 "우병우 수석 아들 코너링 탁월"

입력 2016-10-0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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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는 조금 전 다룬 재단 의혹과 백남기 씨 사망 사건, 우병우 수석 의혹 등으로 연일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감 기관의 불성실하거나 허술한 답변은 혼란을 부를 수밖에 없죠? 어제 서울경찰청 국감은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준비가 안 됐다"는 질타를 들었습니다.

오늘(5일) 여당 발제에서 혼란만 부추긴 서울경찰청 국감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입니다. 1987년, 경찰의 물고문에 숨진 박종철 군의 추모행사를 그리고 있습니다. 29년 전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던 그 이름 '박종철'이, 2016년 10월 5일 오늘, 국회에서 다시 나왔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과거 박종철 열사 때,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변명 이래 가장 희한한 변명입니다.]

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이 발언. 우 대표는 왜 '박종철'이란 이름을 다시 소환했을까. 다음 장면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 국정감사 안전행정위원회 (어제) >

[백승석 경위/서울지방경찰청 : 차장님께 오늘 본, 면접 본 대원 아버지가 민정수석입니다, 라고 보고를 드렸습니다.]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 그랬더니 뭐라고 그러시던가요?]

[백승석 경위/서울지방경찰청 : 당신과 호흡을 맞출 대원을 뽑아야 하니깐 객관적으로 선발해라, 그렇게 지시를 하셔서…]

어제 있었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 장면입니다. 우병우 민정수석 아들의 운전병 특채 의혹에 대해, 당시 부속실장이 해명한 내용입니다. 우 수석의 아들은 지난해 2월 의무경찰로 입대했습니다. 아버지가 민정수석에 발탁된 직후입니다.

우 수석 아들은 4월에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됐는데, 7월에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차출됐고, 8월에 정식 발령이 났습니다. 아버지가 민정수석이기 때문에 특채한 것 아니냐는 게 야당에서 제기해온 의혹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경찰청이 어제 국감에서 이런 해명을 내놓은 겁니다. 민정수석은 경찰같은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자리인데, 객관적으로' 테스트를 했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납득이 잘 안 된다는 반응이 많은데, 아무튼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고, 경찰이 우 수석 아들을 발탁한 다른 이유도 보겠습니다.

< 국정감사 안전행정위원회 (어제) >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 어느 점이 제일 탁월해서 그 기준이 뭐였어요?]

[백승석 경위/서울지방경찰청 : 뭘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그런 자세, 그리고 운전이 정말 남달랐습니다.]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 그러면? 실제로 주행시험도 했어요?]

[백승석 경위/서울지방경찰청 : 청와대 주변 북악 스카이웨이 쪽으로 돌아서… 네 그렇게 돌았습니다.]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 근데 탁월하더라?]

[백승석 경위/서울지방경찰청 : 네. 코너링… 코너링이 굉장히 좋았고 요철도 굉장히 스무스하게 잘 넘어갔고 그리고 코너링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다른 대원하고 비교가 많이 됐었습니다.]

조금 전에 보셨던 "코너링이 좋았다", "객관적으로 뽑았다" 뭔가 허를 찔린 듯한 답변입니다.

제가 우 수석 아들이 운전병으로 발탁될 당시 서울경찰청 출입 기자였습니다. 이상철 차장이 차를 타고 들어오는 것도 여러 번 봤는데, "아, 코너링이 끝내준다" 이런 생각은 못 해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몰랐나보다 싶어서, 카레이서에게 한 번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코너링이라면서 영상을 하나 보내왔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코너링' 장면인데, 카레이서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박상욱/카레이서 (KARA B등급) : 일단 좋은 코너링이라고 한다면 자동차의 하중 이동을 통해서 타이어의 종 방향의 그립, 그리고 횡 방향의 그립을 최대한 활용을 하는 겁니다. 속도의 손실을 최소화해서 코너를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그렇지만 이것이 일상적인 시내 주행에서는 필요가 하다, 라고 얘기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또 시내에서,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이것을 실제로 평가를 할 수도 없습니다.]

자, 카레이서가 말하는 '코너링'은 이런 거였습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서울경찰청 해명이 선뜻 이해가 가십니까. 우상호 원내대표의 나머지 발언도 들어보시죠.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민정수석 아들을 왜 운전병으로 채용했냐는 질문에 '코너링이 좋아서'라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이제 수없이 많은 의경 지원자들은 밤새도록 코너링 연습을 하게 됐습니다. 변명을 해도 참 어이없는 변명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서울경찰청은 '백남기 사건'과 관련해서 허술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자리에 돌아가서 이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았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넥스트의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라는 노래입니다. 우 수석 아들 특채 의혹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이 나름대로는 성실한 답변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변명'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지워지지 않는 질문과 도무지 지울 수 없는 답변만 남았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박종철 이후 가장 희한한 변명" 서울경찰청 '허술 답변'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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