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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경지' 알파고, 상상초월 승부사…이세돌의 패착은

입력 2016-03-0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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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둑에서 9단은 '입신'이라고 하지요. 바둑에 관한 한 '신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건데요. 입신 중에서도 최강자인 이세돌 9단이 오늘(9일)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이 '신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게 됐는데요. 오늘 대국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주정완 스포츠문화부장이 나와 있습니다. 주정완 부장은 어제도 나왔습니다마는, 제가 소개해드린 대로 바둑 아마추어 4단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 몇 가지 예언한 바는 있습니다. 예언이라고까지 하기엔 좀 그렇습니다마는… 초반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런데 초반부터 별로 안 좋았고요. 또 한 가지 주 부장이 얘기한 것이 뭐냐면, 약간 정칙이 아닌 변칙수를 두면 이른바 주 부장 표현대로 따르자면 응징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기자]

바로 그렇습니다. 이세돌 9단이 초반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칙수를 좀 구사했는데요.

알파고의 실력을 테스트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그게 문제였습니다.

알파고가 전혀 흔들리지 않고, 흑 대마를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초반엔 이 9단이 수세에 몰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국을 관전한 프로기사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전율이 느껴진다" 이런 표현까지 쓰며 알파고에 대해 평가했습니다.

알파고, 정말 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중반엔 이세돌 9단이 역전 비슷하게 갔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잠시 해설판을 보시겠습니다.

이세돌 9단이 흑이고, 알파고가 백입니다.

그리고 이세돌 9단이 둘 차례입니다. 여기선 이렇게 두는 수가 좋은 수였습니다.

그러면 이런 진행이 예상되는데요… 흑은 이쪽 구석에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은 이렇게 두지 않았습니다.

[앵커]

지금 주정완 부장이 둔 것은 주정완 부장이 생각하는 수였습니까?

[기자]

프로들이 얘기한 수였습니다. 검토실에서 나온 의견이었고요.

이세돌 9단은 이렇게 두었습니다.

이후에 수순을 보면 이렇게 진행이 됐습니다. 이 결과를 보시면, 흑이 집을 지어야 될 자리에, 백이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이 차이가 10집이 넘습니다.

[앵커]

굉장한 차이네요. 이렇게 봐도. 좀 아까 뒀던 것 하고는.

[기자]

그렇습니다. 이세돌 9단의 패착이 바로 이 수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게 중반에 벌어진 일이죠?

[기자]

거의 후반 무렵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두고 이세돌 9단이 결국 돌을 던졌습니다.

[앵커]

돌을 안 던지면 어떻습니까?

[기자]

돌을 안 던지고 끝까지 둔다면 계가를 하게 되는데요, 서로의 집을 세는 겁니다. 그러면 집이 많은 쪽이 이기는 게임인데, 백에게 7집 반의 덤을 주게 됩니다.

[앵커]

덤을 준다는 건 뭡니까?

[기자]

일종의 보너스입니다. 흑이 먼저 두기 때문에 흑이 매우 유리한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에게 보너스를 주지 않으면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흑이 이기게 돼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에게 덤을 주는데, 이번 대회에선 7집 반의 덤을 채택했습니다. 그만큼 백에게 더 유리한 건데요.

끝까지 뒀다면 이세돌 9단이 덤에 걸려서, 즉 덤 때문에 졌을 거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앵커]

애초에 이세돌 9단이 흑을 택했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만일에 이세돌 9단이 백을 택한다면?

[기자]

내일은 이세돌 9단이 백을 쥐고 바둑을 두게 됩니다.

아까 처음에 이세돌 9단이 흑을 택한 이유는 뭔가 새로운 수를 두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알파고의 실력을 테스트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요.

그런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내일은 좀 더 차분하게 두면서 백을 쥐고 덤을 가지고 노리는 바둑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내일은 승산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내일은 새로운 바둑이기 때문에 좀 더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파고도 실수가 있었다고 그랬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그게 뭡니까?

[기자]

바로 이 대목입니다. 이세돌 9단이 이렇게 뒀습니다. (아, 그 문제의 그 귀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세돌 9단이 이렇게 공격을 했을 때… 이 수가 있었습니다. 알파고가 이렇게 받는 게 좋은 수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바둑 잘 모르는 분들은 지금 주 부장 아마추어 4단이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실 수도 있거든요?

[기자]

이 수가 좋은 이유는 백이 사는 수인 동시에 이쪽에 뒷맛을 노리는 수입니다.

이렇게 반격을 하는 수가 있는데… (순서상 그렇게 갈 수 있다는 얘기죠?)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백이 유리해지고, 흑이 좀 곤란해집니다. (여기 백을 다시 둬보실래요? 그러면 이 전체가 위험해지잖아요.) 그러면 흑이 살아가야 하는데, 이런 수가 예상됩니다. (그렇게 해서 살아가는군요.)

네, 그러면 백은 이렇게 둬서 이 한 점을 잡는 수가 성립을 합니다. (알겠습니다.)

이 뒷맛 때문에 흑이 좀 곤란해지는데요. 그런데 알파고는 그렇게 안 두고, 이렇게 뒀습니다.

그래서 이런 수순이 진행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흑은 백 한 점을 잡았고, 뒷맛이 없어졌습니다.

상당한 전과를 올린 겁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역전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네, 흑이 전과를 올렸지만 역전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마추어가 제일 낮은 급수가 몇 급수입니까?

[기자]

아마추어는 18급부터 보통 시작을 한다고 합니다.

[앵커]

저는 16급 정도 되는데, 해설 듣기가 그렇게 편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시긴 하겠지만… 바둑은 十자표 만나는 게 한 집이라고 치면 두 집만 있으면 살아난다는 것만 알고 얘기를 들으면 상당 부분… 알겠습니다.

그러면 내일이 문제인데, 사실은 4판이 더 남아 있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바둑은 알파고가 잘 둔 것도 있지만, 이세돌 9단의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요. 만약 내일 바둑에서 이런 실수가 없다면 이세돌 9단에게 조금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습니다.

이세돌 9단이 실제로 5번 승부에서 첫 판을 지고 난 뒤에 나머지 판을 이겨 우승한 사례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일 대국에 다시 차분하게 임한다면 조금 더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하루종일 관심들을 가지셨는데, 내일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실 것 같습니다.

가끔씩 농을 걸어도 전혀 흔들림 없는 주정완 부장이 알파고 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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