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낡은 벽장 속에서 발견된 이 그림은 근현대를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의 가족입니다. 일본에 팔린 뒤 60년 만에 돌아왔는데 내일 우리 앞에 선보입니다.
정수아 기자입니다.
[기자]
나무 두 그루 사이, 집에는 아버지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평생 가족을 그렸던 화가 장욱진이 처음으로 그려낸 '가족'입니다.
물감을 여러번 덧칠해 생긴 오돌토돌한 질감을 딸은 아직 기억합니다.
[장경수/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명예관장 : '아버지, 이거 나 좀 만져봐도 돼?' 그러고선 그걸 살살 만져봤던 기억이 나요. 농담으로 '거기 내 지문이 있을걸' 그렇게 얘기할 정도였는데…]
장욱진은 이 그림을 팔아 막내딸에게 바이올린을 선물했지만 그림을 보냈단 아쉬움에 비슷한 가족도를 다시 그렸습니다.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이 그림이 6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림을 찾아낸 곳은 일본인 소장가가 살았던 오사카의 낡고 어두운 다락방이었습니다.
그림을 두른 액자에서도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배원정/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설마 여기 있을까 했는데, 벽장 문을 열고서는 저 구석에 뭐가 있을 것 같아서 끄집어냈는데 장욱진 선생님 작품인 거예요.]
소장가의 후손도 잊고 있던 이 작품을 우리 국립현대미술관이 사들였고 복원을 거쳐 제 색감을 찾았습니다.
내일부터 열리는 장욱진 회고전에는 그의 첫 가족도부터 생애 마지막 작품까지 한 자리에 처음 전시됩니다.
[영상그래픽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