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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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덮여 하늘로 >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급류에 휩쓸렸던 해병대원이 실종 14시간 만에 발견됐습니다. 예천스타디움으로 옮겨진 그는 태극기에 몸이 덮인 채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해병대 헬기에 실려 포항으로 이송됐습니다.
발견된 시점은 어젯밤 11시 8분쯤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이었습니다. 드론이 야간 수색을 하던 중 붉은색 옷을 입은 A 일병을 확인했는데요, 오늘 새벽 0시 45분쯤 태극기에 덮여 해병대 헬기에 실려 해군포항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전우들은 하늘로 오르는 해병대 헬기를 향해 경례하며 굳은 표정으로 지켜봤습니다.
[앵커]
결국 실종대원을 발견했군요. 현장에 있던 가족들은 살아서 돌아오기를 기원했을텐데요.
[이재승 기자]
네, 정말 안타깝습니다. 수색 현장 인근 숙소에 있던 가족들도 소식을 접하고 해군포항병원을 찾았습니다.
A일병의 이모는 "시험관 시술을 해 어렵게 얻은 조카다. 얼마나 착하고 얌전하고 똑똑한 아이인데…"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또 "해병대도 조카가 원해서 지원해서 간 것이다. 라며 "할머니한테는 실종에 대해 말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A일병이 실종된 직후 현장을 찾은 가족들은 "구명조끼만 입혔어도 살았을 텐데" 라며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실종 해병대원 가족 : 지금 어딨어요? 해병대 높으신 분 들어주세요. 우리 아들이에요, 우리 아들. 물살이 센데, 어제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고요. 왜?]
올해 20살인 아들은 결혼 10년만에 얻은 귀한 자식이었습니다. 예천지역 사고현상에 투입됐다가 사고 지점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습니다. 해병대측은 당시 수색에 나선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태인 기자]
사고가 났던 내성천 물살이 정말 빠르다면서요?
[이재승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제 해병대가 투입한 수륙양용 장갑차가 속도를 높여도 앞으로 못 나갈 정도였는데요. 그래서 5분 만에 수색을 중단했습니다. 장갑차도 수색 포기한 그 빠른 물살에 장병들이 맨몸으로 들어갔습니다. 일렬로 서서 물속을 걸어 다니며 수색을 했습니다. 구명조끼 등 제대로 장비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최초신고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최초 신고자 : 군복 입은 채로 장화 신고 물속 깊이 들어가면 안 되죠. 빠지게 되면 옷을 입게 되면 옷이 붙잖아요. 수영하기가 힘들죠.]
[앵커]
도대체 구명조끼는 왜 안 입은건가요?
[이재승 기자]
해병대 측은 구명조끼가 제공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으며, 소방 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 수색 활동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유속은 매우 빨랐고, 대열을 갖춰 하천 주변을 수색하던 중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급류에 떠내려가게 됐습니다.
[앵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증언한 인터뷰를 보면, 물살이 생각보다 너무 거세서 서로 팔짱끼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수색하는데 팔 놓치면 바로 떠밀려 내려갈 것 같은 수준이었다고 하던데, 사실상 맨 몸으로 수색했다는게 참 안타깝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네요. 오늘 아침에 해병대사령부가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전반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고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피해 지역 곳곳에서 군 장병들이 무더위 속에 복구와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데, 속도도 중요하지만 잠시 이 군 장병들의 작업 환경은 안전한지 꼭 좀 점검해주면 좋겠습니다. 한가지 더 충북 오송 지하터널 참사와 관련해선 관계기관의 뒷북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죠?
[이재승 기자]
오송 지하차도에서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충북 도지사와 청주 시장이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처음 보고를 받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한마디로 관련 대응 시스템이 엉망이었다는 건데요, 시민단체와 유족은 지하차도 참사는 명백한 중대시민재해라며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행복청장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앵커]
네 앞으로 수색 과정에서 또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아야 하겠고, 무엇보다 자연재해로 인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제도와 시스템 등을 잘 정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