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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5㎝ 하루살이 떼의 습격…장사에도 차질, 상인들 '한숨'

입력 2023-05-18 21:00 수정 2023-05-1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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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서울 밤거리 곳곳에 5cm짜리 하루살이 떼가 많습니다. 사람을 물거나, 병균을 옮기진 않는다고 하는데요. 다만, 그 수가 너무 많아서 불 켜고 장사하는 상인들 한숨이 특히 깊습니다.

밀착카메라 함민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의 한 테니스장, 밤이 되자 조명 위로 희뿌연 물체가 날아다닙니다.

시민들은 옷과 머리에 달라붙은 벌레를 떼기 바쁩니다.

[변계영 하늘/서울 암사동 : 운동할 때 머리에도 붙어 있고 몸에도 붙어 있고 옷 같은 데 붙어가지고 집에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학생들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고,

[나한테 왜 그래. 아악!]

일부 시민들은 입을 가립니다.

불청객의 정체는 '동양하루살이'입니다.

몸길이 3cm, 날개를 펴면 5cm에 달합니다.

[박정분/서울 천호동 : 이거 얼굴에 가리고 자전거 타요. (하루살이가) 막 쳐요. 눈에도 안경 뒤에도 들어가서 쉴 때 보고 빼고 그래요. 불편하죠.]

동양하루살이는 주로 5월 중하순부터 활동하는데, 올해는 기온이 일찍 높아지면서 나타난 시기가 빨라졌습니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간, 많은 시민들이 오가고 있는데요, 제가 여기 10분 정도 서있어 봤습니다.

보시다시피 제 얼굴과 머리카락 상의 하의 할 것 없이 빼곡히 동양하루살이 떼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옆을 보시면 조명에도, 취재진의 옷에도 하루살이들이 빼곡히 달라붙어 있습니다.

근처 상가 풍경도 다르지 않습니다.

간판과 가림막 위에 하루살이들이 눈처럼 쌓였습니다.

[문소현/치킨집 운영 : (작년에는) 쌓일 정도는 아니었어요. (문을 닫아야 해서) 에어컨 일찍 틀어야 하고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잠실나루역 바로 옆에 있는 상가입니다.

바닥을 보시면요 하얀 가루로 보이는 물체들이 떨어져 있는데요, 가까이서 보니 그 하얀 가루 모두 동양하루살이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위쪽을 보시면요, 조명 아래 설치된 간판에도 따닥따닥 붙어있습니다.

내일 장사 준비를 위한 진열대 위에도 하루살이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상인들은 간판 불을 끄거나, 장사를 일찍 끝냅니다.

[유영희/철물점 운영 : 10시까지 (장사)하던 사람들이 8시 되면 다 닫아요. 너무 많이 들어오니까…불을 꺼놓고 장사할 수는 없잖아요.]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는 지난 4일부터 어제까지 90건의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이 하루살이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강변에 갈색 띠로 보이는 물질이 둥둥 떠다닙니다.

동양하루살이 애벌레의 허물입니다.

애벌레가 이곳에서 살다가 허물을 벗고, 불빛이 많은 도심으로 날아간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강유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살충제를 뿌릴 수가 없습니다.

[한영식/곤충생태교육연구소장 : 한강 물을 다 없애지 않는 이상 (동양하루살이를) 없앨 방법은 없죠.]

지자체는 동양하루살이가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는 전단지를 나눠주고, 바닥에 떨어진 하루살이를 쓸어내고 있습니다.

[임태식/서울 성동구보건소 방역반장 : {직접 만드신 거예요?} 일반 빗자루에다가 긴 막대하고 테이프를 붙여가지고…]

동양하루살이는 불빛을 좋아할 뿐,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진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에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합니다.

무차별적으로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 시민들의 불편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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