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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옹졸" 홍준표 비판에…하태경 "사리분별력 떨어져"

입력 2023-05-11 18:35 수정 2023-05-1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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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0일) 다정회에서도 전해드렸던 소식이죠. 홍준표 시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났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홍 시장이 '대통령실이 정치를 잘 모른다', '김기현 당대표가 옹졸하다' 등의 상당히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오늘 국민의힘에서는 날선 반응이 많이 나왔습니다. 홍 시장을 향해서 '분별력이 떨어진다' 이런 얘기까지 나왔는데요. 백다혜 반장이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홍카콜라'와 '사이다 이재명'이 만났습니다. 윤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었던 어제죠,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을 찾은 이재명 당 대표와 약 30분 동안 접견을 가졌는데요. '달빛내륙철도' 조기 착공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자연스럽게 현 정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톡쏘는 두 사람의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어제) : 2015년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도청 방문했을 때는 거의 30분 동안 논쟁만 하다 끝났는데. {그렇습니까?} 그때는 싸우다시피 논쟁만 하다 끝났어요, 끝났는데. {오늘도 시장님이 저한테 그러실 거라는 일부 보도가 있던데요.}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화목한 상황에서도 지난달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에 대해서는 견해 차를 보였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간호사법 문제도 사실은 여당도, 대통령도 공약했던 일이지 않습니까.]

[홍준표/대구시장 (어제) : 그거 공약 아니라던데요. 정책본부장이 자기 혼자 떠들었는지 몰라. 그 통과가 저는 정상적인 과정은 아니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걸 받아들이게 되면 앞으로도 그런 일이 계속 벌어질 건데 그럼 국회라는 게 사실상 소수 여당은 아무 의미 없는 집단이 돼 버리죠.]

하지만 잠깐 의견차를 보였을 뿐, 두 사람은 내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얘기를 주고 받았는데요. 특히 홍 시장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저격하자, 이재명 대표의 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어제) : 이야기는 하는데 당대표가 좀 옹졸해가지고 말을 잘 안 들어요. 당대표가 좀 옹졸해가지고 이야기하니까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그러잖아.]

홍 시장은, 앞서 여야의 화합을 말했을 땐, 대통령실을 직접 언급하면서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어제) : 윤석열 정권이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어요. 민주당에서 좀 도와주셔야지 나라가 안정이 됩니다.]

공개적으로 이뤄진 접견이었던 만큼 홍 시장의 발언을 두고 여당은 즉각 반발했는데요.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재명 대표는 정치를 잘 합니까? 김기현 대표 옹졸하다고 그러는데 '이재명 대표는 이렇게 품이 넉넉합니까?'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고요. 어제는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의 날이거든요. 우리 당을 경계하는 정당의 대표와 만나서 흉보는 것 같아서 썩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치를 오래하다보니, 사리분별력이 떨어졌다'는 노골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홍준표 시장님을 보면 어떨 때는 참 똑똑해요.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똑똑한데 어떨 때는 굉장히 모자라요. 그러니까 좀 사리분별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때와 장소에 따라서 달라져야 되는 거죠, 그게 정치이고. 그런데 지금 대통령을 적대시하는 야당 당대표 앞에서 자기가 소속한 걸 비하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기 면상에 오염물을 지금 퍼붓는 거거든요. 본인 얼굴에 지금 먹칠하는 거예요.]

반면 홍 시장의 발언에 맞장구를 치면서 윤 대통령의 '정치력'을 평가한 여당 측 인사도 있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홍 시장 말이 아마 참모들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는데 대통령실에서 정치 제일 모르는 사람은 대통령이에요. 대통령의 정치라는 것을 이거 굉장히 힘든 겁니다. 이거는 검찰총장하고 다른 거잖아요. 그런데 대통령이 무슨 검찰총장 하듯이 내가 딱 지시 내리면 다 들어야 되고, 자기 말은 다 옳고, 자기는 늘 전지전능하고.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이재명 대표, 취임 이후 윤 대통령과의 1대1 영수회담을 제안해왔는데요.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제안을 줄곧 거절해왔습니다. 도리어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하면서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목적만 달성해줬다'는 여당의 비판이 나왔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협치 안 되는 것이, 지금 대화가 안 되는 게 국민의힘과 대통령 때문이라는 식의 뉘앙스를 탁 풍기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저는 짧은 시간 대화하고 나오면서 아마 이재명 대표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나오지 않았을까. 그래서 홍준표 대표께서는 제가 보기에는 이재명 대표가 의도했던 정치적 목적을 다 달성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한 홍 시장의 변, '이 대표가 먼저 대구시장실로 찾아오겠다는 데 어떻게 거절하느냐'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중범죄로 기소된 사람을 어떻게 만나느냐'며 자신은 '거절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대통령께서는 여야 영수회담 안 한다고 야당 진영에서 난리를 치고 하는데 이게 경우가 좀 틀려요. 영수회담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왜요?} 대통령은 사법절차를 관장을 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중범죄로 기소된 사람을 어떻게 만나요. 제가 거부하면 좀 이상하잖아요. 나는 그런 사법절차 관장하는 사람도 아니고…]

또, 이번 회동이 홍 시장의 '정치적 포석'이란 해석도 나왔는데요.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홍준표 시장 같은 경우에는 지금 당으로부터는 약간 견제 받는 그런 상황이 연출됐지 않습니까. 지금 좀 주목을 받아야 될 필요가 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데 그런 연장선상에서 본인의 중량감도 올라가는 거죠. 이재명 대표는 직전 본선 대선후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 홍준표 시장은 대선을 꿈꾸고 있는 인물, 이런 연장선상에서 홍준표 시장의 주가는 올라갔다 봐야죠.]

반면 '정치적 노림수'는 아닐거다', '국회 예산 통과가 필요했기 때문에 만났지만 할 얘기와 하지 말아야 할 얘기를 구분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만날 수는 있죠. 왜냐하면 국회 예산 통과가 필요하고 하니까. 그런데 이재명 대표 앞에서 할 이야기와 하지 말아야 될 이야기를 구분 못 하는 걸 보면… {대통령은 야당 대표와 지금 계속 안 만나고 있지만, 사법리스크라는 것 때문에. 그런데 나는 만나서 이렇게 건설적인 것에 합의를 하고 있다. 내가 더 정치를 잘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오만하죠. 본인을 대통령하고 동급 취급하는 발상이잖아요. 그런 생각은 안 하실 것 같고…]

홍준표 대구시장,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씨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다가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됐었죠. 이후 "당분간 당 대변인이 말한대로 입을 닫고 있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김기현 대표가 경선 때 약속했던 지지율을 만들어보라"며 마지막까지 비꼬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해촉 이후,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야당 대표와의 회동으로 눈길을 끈 겁니다. 어제도 '중앙정치'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본인은 대구시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내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비교하면서 김재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들의 리스크를 지적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어제) : 문제 되는 사람들은 민주당은 즉각 즉각 탈당해서 당의 부담을 덜잖아요. 그런데 우리 당은 그렇게 안 하잖아요. 얘들이 욕심만 가득 차가지고 당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내가 살아야 되겠다' 그 생각으로 하고 있으니까 당에 대한 헌신이 없는 거죠. 그게 우리 당이 원래 그래요.]

물론 '사법리스크에도 당직을 지키고 있는' 이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야당 대표 앞에서 당내 리스크를 직접 언급하며 비판해 눈길을 끈 홍 시장. 사실 '중앙정치에 대한 관여'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논란이 된 바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상임고문 자격으로 당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힐 뿐'이란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해촉된 이후에는 공개적 비판 발언을 '비교적' 자제해왔었습니다. 당 지도부와도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던 만큼, 이 대표의 방문을 반길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오늘의 줌인 한마디는, 홍 시장이 정치인으로서 존중을 표하면서도 '관종 정치에 매몰'됐다며 직격했던 이 분의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해 6월 17일) : 그냥 대구시장이나 잘하라고 그러세요. 윤석열 대통령한테 한방 맞고 대구시장으로 자기 내려간다고 갔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구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지, 뭐 중앙정치에 얘기할 필요가 뭐 있어요. 사실 관종정치는 홍준표 시장 당선인이 최곱니다. 그냥 그대로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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