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시끄러운 ELS, 주가연계증권이라고 하죠. 주가에 따라 수익을 얻는 투자상품입니다. 그렇다면 주가 오르면 돈 벌고, 떨어지면 잃느냐, 그럼 주식이겠죠. 그건 아닙니다. 은행과 약속한 범위 안에서 주가가 움직이면, 3%든 5%든 10%든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입니다. 문제는 주가가 반토막 나면 손해 볼 수 있다고 조건을 건다는 겁니다. 설마 반토막 나겠어 했다가 주가가 예상을 벗어나 40~50% 떨어지면 수익은커녕 원금 잃게 되고 최악의 경우엔 다 날릴 수도 있죠.
지금 문제가 되는 홍콩 주가연계증권이 그렇습니다. 홍콩H지수 2년 전 1만2천선이었는데, 지금은 6천선 반토막 났습니다. 이 상품, 내년 상반기 만기가 8조원 규모인데 이대로면 손실이 3조원을 넘을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투자자들은 안전하다는 은행 말 믿었다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불만을 쏟아냅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40대 A씨는 지난 2021년 4월, 평소 거래하던 은행 직원의 추천으로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안정적 수익을 얻을 걸로 기대하며 2억7천만원을 투자했습니다.
[A씨/2021년 ELS 투자 : 정확하게 기억나는 게 '아 이거 100%까지 손실 날 수 있어요?' 했더니만 '아니 지구가 망할 수도 있죠. 그럼 다 날라가는 거잖아요'(라고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홍콩지수가 거의 반토막이 나면서 이대로면 내년 만기 때 원금의 45%, 1억2천만원을 날릴 위기입니다.
A씨는 은행 직원이 해당 상품이 중국과 관련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합니다.
[A씨/2021년 ELS 투자 : 홍콩지수라고 해서 '이건 중국 거라서 싫어요' 그랬더니 (PB가) '사장님, 어디 가서 그런 얘기 하면 욕먹어요' '중국이랑 어떻게 홍콩을 같이 보세요' 근데 알고 보니 홍콩지수지만 모든 투자되는 기업은 중국…]
주부 B씨는 원금의 45%가 사라질 위기입니다.
담당 직원은 잡아 떼고 있는 상황입니다.
[B씨/2021년 ELS 투자 : 제가 '안전한 거를 추천해달라고 낙인 날 일 없다고 얘기하시지 않았냐' 막 했더니 '제가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을 텐데' 이런 식으로…]
은행과 증권사들이 위험성을 충분하게 설명했는지가 쟁점입니다.
한 증권사는 실제 ELS 설명문에 "안정성"을 내세웠습니다.
때문에 피해가 본격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명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거나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 등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감독원은 판매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