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대혼돈 빠진 국민의힘…차기 잠룡 4인의 엇갈린 시각

입력 2022-08-30 18:3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민의힘 내홍을 바라보는 지난 대선주자들의 시각은 제각각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최재형 의원은 의총 결정을 비판하고 있죠. 비교적 친윤계와 가깝게 지내던 안철수 의원도 어제 비대위 해체를 요구했는데요. 홍준표 대구시장은 '모두까기'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여기 수직선이 하나 있습니다. 수직선의 양끝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는
데요. 이른바 '친소관계 수직선'입니다. 왼쪽에 가까울 수록 이 전 대표를, 오른쪽에 가까울수록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옹호하는 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30일)은 지난 대선 윤 대통령과 경쟁했던 주자 4명을 이 수직선 위에 표시해볼까 하는데요. 먼저 1번 주자는 '이핵관'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유승민TV' / 지난달 18일) : 윤석열 당시 후보 캠프에 있었던 몇 사람, 그 사람들이 다 모든 자리를 차지하고 모든 정보를 차지해가지고 그 사람들 머릿속에서만 나오는 해법 가지고는 이 위기를 잘 넘어가고 다시 대한민국 경제가 우뚝 솟는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기가 굉장히 쉽지 않을 거다.]

유 전 의원, 이준석 측 핵심 관계자로 봐도 무방하죠. 이 전 대표와는 바른정당 시절부터 동고동락을 함께 한 사이인데요. 수직선상에서 이 전 대표 쪽에 가장 가깝습니다.

[이준석/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지난해 3월 6일 / 유튜브 '매일신문 프레스18') : 나는 대통령 만들어야 될 사람 있다니까. {누구?} 유승민.]

그래서일까요? 국민의힘이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헤매는 가운데 유 전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비호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의총에서 내린 결론을 강도 높게 비판했죠. "비대위 유지, 이준석 전 대표 추가 징계라는 의원총회의 결론은 국민과 민심에 정면으로 대드는 한심한 짓"이라고 쏘아붙였는데요. '바보짓을 했다', '상식과 양심을 개에게 줘버렸다'는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음 총선 공천에만 혈안이 돼 윤 대통령과 윤핵관의 눈치를 살폈다고 직격한 겁니다.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유승민TV' / 지난달 18일) : 저 용산만 쳐다보지 말고 다음 선거에 공천만 생각하지 말고 진짜 이 보수정당이 잘 되길 바라는 그런 정치인이 국민의힘에 몇 명이라도 그 깃발을 잡고 정신을 이어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과 윤핵관 대신 국민과 민심을 두려워 하라"고 쓴소리를 했는데요. 윤 대통령에게도 활 끝을 겨눴습니다. "비대위 탄생의 원인은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체리 따봉' 문자 때문"이라고 못 박은 겁니다. "본인의 문자로 이 난리가 났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며 배후에서 당을 컨트롤하는 것은 정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처신"이라고 맹비난했죠. 며칠 전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윤 대통령을 저격하는 쇼츠 영상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대선 경선 맞수토론에서 윤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팩트체크하는 내용입니다.

다음 주자는 이준석 측 단순 관계자, '이단관' 최재형 의원입니다. 이준석발 혁신위의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일까요? 유 전 의원만큼이나 이 전 대표와 가깝지는 않지만요. 대체적으로 이 전 대표를 감싸는 편이죠. 윤 대통령에게 이 전 대표를 품으라는 직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최재형/국민의힘 혁신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2일) : 대통령께서 (이준석 전 대표를) 좀 품으시는 것도 저는 우리 당에 대한 전체적인 국민의 지지를, 지지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그 자리는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라고 저는 봅니다.]

이 전 대표를 직접 만나 혁신안 관련 의견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이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은 셈인데요.

[최재형/국민의힘 혁신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2일) : 여러 차례 이제 저희들이 의견수렴 차원에서 당대표로서 이제 1년 동안 당의 운영에 관해서 직접 제일 많이 알고 고민했던 분이기 때문에 의견을 좀 들어보겠다고 말씀드렸고…]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입장도 밝혔는데요. SNS에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양두구육' 때문이 아니"라는 글을 올렸죠. 오히려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당 대표를 무리하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어제는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윤상현 의원 등과 의총 결정을 비판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연 건데요. 민심과 동떨어진 비대위 유지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는데요.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도 주장했습니다.

[최재형/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어제) : 그래서 저는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타결을 해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던 겁니다. 국정감사 이런 것을 앞두고 아마 당이 계속 혼란에 있는 것은 바람직 않다. 조속히 정치적인 결정을 해야 된다.]

세 번째 주자는 '노(No)핵관'입니다. 그 누구의 핵심 관계자도 아니라는 뜻인데요. 상대를 가리지 않는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한 분입니다.

[홍준표/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해 10월 3일) : 저놈은 그때 우리당 쪼개고 나가가지고 우리당 해체하라고 XX하던 놈 아니냐…]

홍준표 대구시장입니다. 이 전 대표 징계 직후 당의 여진이 이어지던 초반에는 이 전 대표를 옹호했었죠.

[홍준표/대구시장 (지난달 20일) : 이준석 대표는 그리 놔두세요. {대구에서 한 번 식사하실 계획은?} 아니, 연락 오면. 나는 이준석이 하고 친하잖아요.]

하지만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시점부터는 태도를 바꿨습니다. 투쟁을 외치는 이 전 대표에게 자중을 권고했는데요. 정권 초반에 여당이 합심해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수위 높은 작심 비판을 쏟아내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었죠. 이 전 대표를 '독가시를 가진 선인장'으로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이 품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이죠. 그렇다고 이 전 대표만 때린 건 아니었습니다. 친소관계 수직선의 정가운데를 지켰는데요. 어제는 이 전 대표와 윤핵관을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양측 모두 상식과 순리가 아닌 억지와 집착으로 눈쌀 찌푸려지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고 일갈했는데요. "둘 다 구질구질하다"고 혀를 찼습니다.

마지막 주자는 이핵관도 그렇다고 윤핵관도 아닌 '안핵관' 안철수 의원입니다. 안철수 측 핵심 관계자의 줄임말인데요. 안핵관은 안철수 의원 본인 뿐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안 의원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아닌 안 의원 본인만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 애초 윤핵관과 손을 잡는 듯했습니다. 국회에 입성한 직후 윤핵관과 스킨십을 늘려나갔기 때문인데요. 윤핵관 중의 윤핵관, '윤핵윤'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도 참석했죠. 이 전 대표는 두 사람을 묶어 '간장'이라고 비꼬았 던 바 있습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MBN '프레스룸' / 6월 27일) : 저는 그 간장이라는 발언을 제 이름 걸고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저를 공격하는 분들은 본인의 정체를 숨기죠, 그래가지고. {간장이, 간철수, 안철수…}]

하지만 이 '간장'연대도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안 의원이 태세를 전환했기 때문인데요. 어제부로 윤핵관과 거리를 두며 수직선상에서 급격히 좌클릭을 택했죠. 안 의원은 의총의 결정을 공개 반대했습니다.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는데요.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도 요청했는데요.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 겁니다.

윤핵관도 안 의원의 이상 기류를 감지했는데요. '간장'은 이제 유통기한이 지난 듯합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들이 그 문장 하나에 대해서까지 서로 얘기를 하고 다 다수가 합의해서 그 입장문을 냈잖아요. 일단은 그 입장대로 가는 게 맞지 않아요? 그걸 존중해야죠. 밖에 나가서 딴소리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될까요?]

여기에 신윤핵관으로 떠오른 김기현 의원도 가세했습니다. 안 의원의 당권 경쟁자이기도 하죠. 김 의원은 안 의원이 여전히 '간을 보고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안 의원이 태도를 뒤바꾼 점을 문제 삼았는데요.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다 적당히 눈치 보며 뒤늦게 의총 결과를 뒤집는 발언으로 혼란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고 공격했는데요. 이는 지도자의 처신이라 할 수 없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자, 오늘은 이번 국민의힘 내홍을 둘러싼 차기 잠룡 4명의 입장을 살펴봤는데요. 과연 이들이 시종일관 입장을 유지할지 아니면 또 바꿀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노래로 대신하겠습니다.

[Left & Right|세븐틴 : Left and right Left and right Left and right Rip it Rip it.]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