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여름, 경북 봉화 한 경로당에서 커피를 나눠 마신 노인 4명이 중태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또다른 할머니도 같은 증상을 보인 뒤 숨졌습니다. 이들 모두 몸에서 농약 성분이 나왔는데 범인은 숨진 노인이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는 노인은 몸이 굳고 숨을 잘 쉬지 못했습니다.
전형적인 농약 중독 증상입니다.
지난 7월 경북 봉화 한 경로당 회원 4명이 똑같은 증상을 보였습니다.
복날,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었고 경로당에서 커피를 나눠 마신 뒤였습니다.
몸에서 농약 성분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흘 뒤 또다른 80대 할머니가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했습니다.
이 노인 몸에선 지금까지 나온 농약과 다른 성분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12일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77일 만에 숨진 이 할머니가 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몰래 경로당에 들어와 커피에 농약을 탔다고 설명했습니다.
경로당에 혼자 들어가는 CCTV가 있었고 농약 성분이 실마리가 됐습니다.
[이진식/경북경찰청 강력계장 : (피의자 집) 마당과 집 주변에 뿌려진 알갱이 모양의 농약을 수거했고 음료수병에서 확인된 농약 성분과 유사한 동위원소비(성분)를 구성하는 농약임을 확인했습니다.]
화투 치다가 다툼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정확한 범행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경로당은 두 달 동안 문 닫았다 다시 열었습니다.
[경로당 회원 : 무서워서 못 온다고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오던 사람들 5~6명만 오지 옛날만큼 안 와요.]
경찰은 피의자가 숨진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영상취재 이인수 영상편집 임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