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무디스 등급강등은 예고된 악재…단기 영향

입력 2012-02-14 10:53

장기적으로 실물경제 악영향 가능성은 남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장기적으로 실물경제 악영향 가능성은 남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4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강등했지만 국내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무디스가 작년 말부터 올해 1분기 내 신용등급 강등을 예고해왔던 데다 지난 1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강등 때보다 대상 국가가 줄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가 지속되면 국내 기업의 수출 차질이 빚어져 장기적으로는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그 결과로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했다.

◇무디스 유럽국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무디스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을 포함한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했다.

이탈리아는 `A2'에서 `A3'로, 포르투갈은 `Ba2'에서 `Ba3'로 신용등급이 각각 한 단계씩 떨어졌으며 스페인은 `A1'에서 `A3'로 두 단계 하향 조정됐다.

무디스는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등 3개국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3개국 신용등급은 모두 최상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이들 9개 국가가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금융, 거시경제 위험에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 국가들이 부정적인 경기전망 때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긴축정책과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은행 부문의 자금 조달에 추가 충격이 올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의 신뢰도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의 유럽 국가 신용등급 강등 발표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가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하향 조정한 직후 나왔다.

지난달 스페인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S&P는 이날 스페인 최대 은행 산탄데르를 포함한 1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떨어뜨렸다.

피치도 산탄데르를 비롯한 4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완화된 지 불과 하루 만에 유럽 국가와 은행 신용등급을 무더기 하향 조정해 유럽 재정위기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증시 큰 충격 없을 것"

국내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디스의 유로존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충격의 강도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가 작년 말부터 올해 1분기 내 등급 강등을 예고해왔던 데다 지난 1월 S&P의 강등 때보다 대상 국가가 줄었기 때문이다.

S&P는 당시 최고등급인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으나 이날 무디스는 프랑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도 신용등급을 건드리지 않았다.

무디스는 S&P와 달리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도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했다. 등급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해 당분간 등급 강등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무디스가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지만, S&P보다는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이미 반영한 재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박중섭 글로벌팀장은 "무디스의 등급 조정이 유럽 위기 확산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신용등급 강등 이벤트는 선후의 차이만 있을 뿐 미리 예정돼 있던 거여서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유동성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줄이는 요인이다. 신용등급 강등에도 유럽 각국의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국가는 신용등급이 하락해 금리가 오르더라도 역내에서 모두 처리된다. 현재 ECB가 2차 장기대출(LTRO)을 통해 유럽 각 은행에 4천800억 유로를 풀었고 이달 말에 또 6천억 유로를 풀 예정이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장기적으로 한국 실물경제 악영향 우려

유럽 국가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이 당장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미칠 영향은 적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그러나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對)유럽 수출은 725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3.5%를 차지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이 10.1%에 달했고 그 밖에 러시아, 동유럽 국가들이 3% 수준이었다.

이번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영국, 프랑스 등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6개국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ECB의 풍부한 유동성 공급으로 이들 국가의 금융시장이 쉽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신용등급 도미노 현상이 재현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한국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번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이 한국의 수출과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그러나 유럽 국가들이 상반기에 해결책을 마련해 고비를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의 결단과 남유럽 국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실물경제 저점은 1분기로 의견이 수렴되고 있다. 예상보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봉합 절차를 밟아가고 있고 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 우려도 가시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김재홍 연구위원은 "실물 경제는 1분기에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물경기 모멘텀은 우상향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계열사 담합해 신평사 거부…재벌이 왕따 만든다 경제위기 6개월…한국 금융지표 위기상황 못벗어나 저축은행 직원이 고객 신용등급 조작 억대 챙겨 신용평가사 피치, 스페인 4개 은행 신용등급 '강등'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