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년들에게 창업 아이디어를 받아 지원하는 '청년몰' 공모 사업을 몇년 전 정부가 진행했습니다. 강원 속초시 바닷가엔 이런 청년들이 모여 작은 가게를 운영해 왔는데요, 어젯밤 불이 나서 가게들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이은진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멀리 다리 건너 건물은 시커멓게 탔습니다.
유리는 터져 나갔고 내부 구조물은 구부러지고 그을렸습니다.
어제(14일)까지 손님 받고, 함께 작업하던 일터인데 이제 남은 게 없습니다.
이 곳, 30대 청년들이 모여 일하던 공간이었습니다.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몰' 공모 사업 때 모였습니다.
각자 아이디어를 낸 카페, 식당, 공방 등을 운영했습니다.
[박현수/카페 운영 : 이게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하루 희망만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다래/도자기공방 운영 : 그냥 계속 쳐다봤어요. 한 4시간 동안 불 다 꺼질 때까지.]
코로나도 버텼던 청년 사장들, 눈앞 현실을 믿기 힘듭니다.
직장 다니며 10년 넘게 모은 돈으로 연 카페는 2시간 반 만에 사라졌고 회원들과 공예품 만드는 시간도 이제 기억에만 남게 됐습니다.
[이다래/도자기공방 운영 : 직접 만든 거고, 이것도 마찬가지로…이거는 자석 공예품들이에요.]
밥벌이기도 했지만, 삶이기도 했습니다.
[이다래/도자기공방 운영 : 귀여운 작품이 나오면 너무 기쁘거든요. 손님들이 보고 '귀여워' 하고 이렇게 지나가시니까…]
속초시는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 상처는 언제 나을지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