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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이도 아끼던 아들 껴안고 투신한 40대 주부, 왜?

입력 2012-08-02 22:55 수정 2012-08-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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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살 이 모씨가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한 것은 어제(2일) 낮 12시 쯤.

이씨는 세살박이 아들을 안은 채로 끔찍한 선택을 했습니다.

남편 김씨가 이삿짐을 옮기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50m 아래로 몸을 던진 겁니다.

이씨는 3살짜리 아들을 안고 15층 아래 화단으로 뛰어내렸습니다.

2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아들만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씨가 끝까지 아이를 안고 있었고 화단 나무에 한 차례 부딪힌 것이 완충 역할을 한 겁니다.

아이는 팔,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씨는 이사하기로 한 오피스텔의 보증금 100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용직 노동자인 남편의 월급으로 빠듯한 생활을 해 오면서 6개월간 아파트 월세가 밀린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 당장 이사가야 되고 돈 안되고. 보증금 다 까먹고 없어. 없으면 없는대로 맞춰 살아야지.]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월 100만 원짜리 영어유치원에 보냈으며 3년 전부터는 우울증을 앓아왔습니다.

[이웃 주민 : 얼굴이 좀 어두워는 보였어요. 표정이 좀 어둡긴 했는데. 성격이 조금 소심하고 조금 얌전해서 그러는 거 같다라고 했지.]

아들을 끔찍이도 아꼈던 엄마, 그러나 잘못된 선택은 남은 가족에게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앵커]

'오늘의 뉴스멘토', 사건에 관련된 인물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뉴스를 바라보는 대중의 심리를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를 모셨습니다.

마흔 넘어 얻은 늦둥이를 껴안고 투신을 했다는 가슴 아픈 사건 소식입니다. 월세를 못낼 정도의 형편인데도 아이를 값비싼 영어유치원에 다니게 할 정도면 삶의 의지가 강했던 것 아니가요?

Q. 가난해도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냈는데…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삶의 의지가 강한 부분도 있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에 있어서는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우리 아이를 통해 하면 뭔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면서도 그것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이런 경우 도박에서 한탕으로 내 인생이 바뀔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심리라고 하죠.]

Q. 현실과 욕망의 괴리가 클 경우 불행한가?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과거 우리 사회가 변해온 것은 처참한 현실을 보면서 욕망을 충족시키려고 노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에 대해 정확하게 성찰하고 차근차근 욕망을 충족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고 성급하게 욕망을 충족하려다 보니 절망을 쉽게 경험하고,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잘 사는데도 OECD 최고의 자살률을 보여주는 거죠.]

Q. 자살률 1위' 한국의 문제점은?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조급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성찰하고 해결하는 방식은 조급함으로는 해결 할 수 없다는 걸 알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빨리빨리'는 원하는 걸 이루는 동기로 작동할 수 있지만 자신의 상황을 성찰 하지 못한 상황에서 빨리빨리를 하게 되면 불로 뛰어드는 날벌레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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