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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금은방 강도 검거…첩보물 보며 '치밀한 도피극' 준비했다

입력 2023-03-03 20:34 수정 2023-03-0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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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거창에서 금은방을 털고 도망간 40대 남성이 최근 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도망 다니는 동안 PC방에서 첩보 영화를 보더니 그대로 따라서 옷도 갈아입고, 열차도 바꿔타곤 했는데요. 하지만 도망, 9일 만에 잡혔습니다. 영화에서도 범인은 결국 잡힌다는 걸 간과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PC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중년 남성.

지난달 14일 경남 거창 금은방에서 귀금속 4천 만원어치를 훔쳐 달아난 40대 김 모 씨입니다.

이 PC방에선 경찰 추격과 도피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를 봤습니다.

[김용일/경남경찰청 강력계장 : 사건 관련된 내용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고 그 이후에는 형사물이라든지 주로 영화를 (봤습니다.)]

실제 김 씨 도피행각은 첩보 영화 수준이었습니다.

기록을 남길까 숙박업소에선 딱 하룻밤만 묵었고 옷과 신발을 계속 바꿨습니다.

동대구역에선 무궁화호 기차표를 끊은 뒤 출발 직전 SRT에 올라탔습니다.

경북 칠곡의 한 PC방에선 경찰 4명에게 검문을 당했지만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신분증을 건넨 뒤 경찰이 확인하는 사이 빠져나왔습니다.

[목격자 : 연기는 엄청 (잘했어요.)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가고 흡연실에 가고 신분증을 달라고 한 것에 대해서 화가 난 것처럼 연기를 한 거죠.]

경북 구미와 대구를 거쳐 지난달 27일 경기도 오산으로 간 김 씨는 처음으로 같은 장소에서 3일 동안 머물렀습니다.

추적을 어느 정도 따돌렸다고 안심한 겁니다.

하지만 경찰은 추적을 이어갔고 시민 제보도 계속 들어왔습니다.

결국 공개수배 9일 만인 어제(2일) 오후 검거됐습니다.

범인이 참고했던 첩보 영화는 영화일 뿐이었습니다.

경찰은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준비하고 도피를 도운 지인 3명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경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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