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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대행해주는 아르바이트"…신종 보이스피싱 피해 눈덩이

입력 2023-11-03 20:37

뒤늦게 사기 눈치채도 '지급정지' 불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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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사기 눈치채도 '지급정지' 불가…왜?

[앵커]

오늘(3일) 아침 출근길에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쇼핑몰 채용매니저 누구입니다"라면서 아르바이트 구한다는 겁니다. 어렵지 않다 주문 대행해주는 일이다. 주부, 여성, 대학생, 직장인 누구나 할 수 있고 한 달에 3백만 원 이상 벌 수 있다고 합니다.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요즘 이런 문자 받아보셨을 겁니다. 구인구직 매니저, 일자리 채용매니저, 채용서포터. 보내는 이름도 직책도 제각각이지만 내용은 모두 같습니다. 주문 대행 아르바이트를 빙자한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입니다. 솔깃하더라도 링크 누르거나 연락하시면 안 됩니다. 물건 대신 사서 보내주면 원금에 포인트까지 더해준다는 말에 속아, 많게는 수천만원씩 뜯긴 피해자들이 많습니다. 피해를 입어도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정인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돈을 벌 수 있다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문자에 찍힌 사이트에 가입합니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대신 사주는 것이라며 결제를 하게 합니다.

결제 원금에 물건값의 20%를 포인트로 줬습니다.

처음엔 5만원, 10만원 등 싼 걸 사게하고 실제로 포인트를 줘서 안심시켰습니다.

[A씨/사기 피해자 : (주문 금액이) 1차 때는 90만원, 2차 때는 160만원 하더니 3차부터는 갑자기 1천만원 이렇게 올라가고…]

홀린 듯 돈을 보내다 3시간 만에 7천만원을 보낸 A씨는 뒤늦게 사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곧바로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은행 관계자 : 아르바이트 목적으로 송금을 하셨던 거라 관련 법령에 따라서 고객님 지급 정지가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경찰도 범죄 연관성이 있다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보이스피싱은 지급정지를 할 수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한 건 제외한다는 법 조항 때문입니다.

[A씨/사기 피해자 : (경찰의 지급정지 요청은) 말 그대로 협조일 뿐이니까. (은행이) 피해자에 대해서 너무 방관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며칠새 이런 방식으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30명이 넘습니다.

피해자들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계좌를 동결시키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질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은행은 경찰서장 직인이 찍힌 공문에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문구를 넣으면 가능하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또 법 조항을 들어 협조 요청을 하지 않는 경찰서도 있어 피해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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