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축 분뇨를 처리하는 업체가 돈만 챙기고, 분뇨는 몰래 숲에 내다 버렸습니다.
여름의 제주 숲이 오물 범벅이 됐는데, 이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멀리 지평선까지 이어진 숲은 초록빛입니다.
여름 제주 숲을 내려다봤습니다.
나무 우거진 곳 한 켠이 뚫린 듯 비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썩은 물이 고였습니다.
주변을 굴착기로 팠습니다.
오물이 쏟아져 나오고 바위 밑, 근처 하천은 온통 썩은 오물 범벅입니다.
[{어떤 색깔이었어요?} 시커멓지 뭐. {냄새는?} 아유, 뭐 난리 났어.]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버린 가축분뇨입니다.
분뇨 처리 업체가 한계 처리량보다 더 많은 오물을 받은 뒤 그대로 버린 겁니다.
지난 1월부터 한달 반 동안에 버린 양만 1500톤입니다.
[강지경/제주자치경찰단 수사관 : 한번 배출된 가축분뇨는 토양에 흡수돼 적발이 쉽지 않은 점을 악용한 것으로…]
냄새가 나고 벌레가 들끓으면서 주변 민원이 빗발쳤습니다.
이 업체는 제대로 정화하는 게 아니라 분뇨 위에 흙을 덮고 숲을 훼손했습니다.
[강지경/제주자치경찰단 수사관 : 위탁 처리 비용을 받은 후 수거한 분뇨의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중간 배출해온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처리 비용은 받았지만 분뇨를 비료로 만드는 시설에 넣은 뒤 다시 빼내는 식으로 눈속임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1억 4천만 원 넘게 벌었습니다.
돈 때문에 제주 숲을 아무렇게나 훼손한 겁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대표를 구속하고 공범 3명을 입건했습니다.
(화면제공 : 제주자치경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