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가 미술가 임옥상 씨가 만든 위안부 피해자 추모 조형물을 철거했습니다. 임 씨가 성추행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철거한 뒤 새 조형물을 설치하겠다는 건데, 일부 시민 단체는 반발했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군에 끌려가는 소녀의 그림이 굴삭기에 뭉개집니다.
고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을 새긴 임옥상씨 작품입니다 철거 시작한 지 30분 만에 돌 무더기가 됐습니다.
지름 3m 둥글고 넓적한 돌, 역시 임 씨 작품입니다.
들어올려 끄집어 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시설 남산 '기억의터'에 있던 임 씨 작품 두 점을 모두 철거했습니다.
임 씨는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시는 성추행범이 만든 위안부 추모 조형물은 상식과 안 맞다며 철거를 추진했습니다.
어제 철거는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해 온 시민 단체 정의기억연대 등에 가로막혔습니다.
오늘 새벽 철거가 진행됐습니다.
철거가 끝난 뒤 정의연과 오세훈 시장은 부딪쳤습니다.
오 시장이 "피해자 보호 단체가 성추행 작가 작품 철거를 막는 건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라고 공개 비판하자, 단체는 "서울시가 여성 폭력의 역사를 기록하려는 시민들의 노력까지 한꺼번에 지웠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억의 터', 임 씨 작품 자리에는 위안부 피해를 기록하는 새로운 조형물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