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가 100여일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남측 대표단과 기업인등 135명이 출경하면서 남북출입사무소는 이른 시간부터 북적였다.
10일 오전 8시부터 남측에서 남북회담 대표단과 입주기업인 등 135명이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공단으로 출경했다.
개성으로 향하는 기업인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환한 웃음과 기대감을 잃지 않았다. 기업인들은 남북 회담이 잘 진행돼서 정상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개성공단정상화촉구비상대책위원회 김학권 공동위원장은 "남겨놓은 자식을 보러가는 느낌"이라며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인들은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제 장마철이기 때문에 기계센서 등이 작동하기 어렵고 많이 상했을 걸로 본다"고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제품과 기계 등의 설비점검을 위해 출경하는 김 위원장은 "하루만 개성으로 가는 것은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전문인력이 들어가서 최소 2~3주는 집중적으로 점검해야한다"고 토로했다.
개성공단 정상화촉구비대위 성현상 피해대책위원장도 "좋은 합의가 이뤄져서 개성공단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다시 들어간다니 벅차고 기대가 된다"며 "빨리 공장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DKC 맹충조 대표는 "다시 개성공단으로 가게되서 정말 기쁘다"며 "재가동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맹 대표은 비닐봉지에 콜라를 한박스 들고 개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취재진이 이유를 묻자 맹회장은 "종업원들이 제일 좋아하던 것"이라며 웃었다.
맹 회장은 "종업원들에게 주려고 콜라를 준비했다"며 "종업원들이 공식 출근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 마주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만나게 된다면 꼭 잘 있었냐 건강하냐고 묻고싶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이중만 씨는 "감회가 새롭다"고 입을 열었다. 이 씨는 배수펌프 등을 점검하고 설비를 보려고 개성으로 들어간다"며 "남북 회담결과가 좋았으면 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회담결과에 대해서는 (재가동 가능성이) 50대 50으로 보고 있다"며 "걱정은 되지만 잘 될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회담 대표단은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대표단은 기다리던 취재진들에게 "발전적 정상화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밝힌 뒤 곧 바로 개성으로 향했다.
이날 남측에서는 회담 대표단 23명과 취재진 17명, 입주기업(전기·전자 업종) 59개사(업체당 1명씩), 당국자 및 유관기관(관리위·KT·한전·수자원공사,·전기안전공사) 36명 등 모두 135명이 출경했다. 이들 중 입주기업인 등은 오후 5시에 복귀할 예정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