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선 명절 연휴에 맞춰 나오는 '애국주의 영화'는 늘 흥행에 성공하곤 했는데 이제는 중국도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는 말이 나옵니다. '패왕별희'의 천카이거 감독이 6.25 전쟁을 중국 시각에서 바라본 애국주의 영화를 내놨지만 성적이 참담합니다.
베이징에서 박성훈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최장 열흘간의 국경절 연휴를 맞아 베이징 극장가는 관람객들로 넘쳐납니다.
때맞춰 중국 전역에선 6.25 전쟁을 미화한 이른바 항미원조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영화 '의용군' : 4억7천만 중국 인민을 대표해 미국의 무장 침공을 규탄합니다. 중국은 이미 일어섰습니다.]
영화는 마오쩌둥 주석이 참전을 결정하는 것부터 평안남도 송골봉 전투에서 중국군이 유엔군에 패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패왕별희로 유명한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했고 장쯔이, 탕궈창 등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제작비만 우리 돈 1000억원이 넘게 든 블록버스터지만 관객몰이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개봉 첫날 수익은 50억 원에 불과했고 상영 일주일간 수익은 2년 전 영화 장진호의 15% 수준에 그쳤습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장진호'가 흥행 대박을 터뜨린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입니다.
미국에 맞서 본토를 지켰다는 지나친 애국주의가 반복되다 보니 중국 관객들도 등을 돌렸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장모 씨 : 보는 내내 피곤했고 매우 지루했습니다. 전쟁 장면이 맹렬하지만 '장진호'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에요.]
중국 영화평론가들 역시 "등장인물들이 구호를 외치는 느낌"이라며 "정치적 의도로 흥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