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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 30대 여성 사망…벌써 세 번째

입력 2023-04-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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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벌써 세 번째 >

이른바 '인천 건축왕' 남모 씨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어제(17일) 스스로 삶을 내려놨습니다.

30대 여성 박모 씨였습니다.

남 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이 벌써 세 번째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죠.

전세사기 피해 사실을 알리는 표지가 현관에 잔뜩 붙어있죠.

그 옆엔 독촉장도 있습니다.

수도 요금을 내지 않았다면서 납부하지 않으면 수도를 끊겠다고 적혔습니다.

이 문 앞엔 어제 국화 한 다발이 놓였습니다.

이곳에 살던 피해자는 어제 새벽 쓰러진 채 발견됐지만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을 거뒀습니다.

이웃 주민 인터뷰 들어보시죠.

[김병렬/입주민 대표 : 새벽에 나가서 일하시는 거로 제가 알고 있어요. 만나는 시간이 거의 한 8시 이후. 근데 새벽에 나가시잖아요.]

박 씨가 살던 집 안엔 "경제적으로 힘들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앵커]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벌써 세 번째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 씨는 2019년 전세보증금 7,200만 원을 내고 이 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2년 뒤엔 보증금이 9천만 원으로 올랐지만 이사할 곳을 찾지 못해 재계약했습니다.

그리곤 지난해 3월 이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면서 전세금을 모두 날리게 됐습니다.

[앵커]

안타깝습니다.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었던 건가요?

[기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던 이 아파트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8천만 원을 넘지 않은 경우에만 최우선변제금 2,700만 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계약 이후엔 구제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까 현관문에 붙은 표지 중엔 이 집을 사지 말아 달라는 부탁도 있었죠.

다른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들어보시죠.

[한상용/전세사기 피해 입주민 : 낙찰자가 나오면 그냥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여기 입주민 중에 힘들지 않으신 분은 한 명도 없어요.]

[캐스터]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몹쓸 사람 한 명 때문에 이게 다 뭐예요. 대책이 좀 있어야 하는 거 아녜요? 피해자가 많잖아요.

[기자]

정부는 올해 들어 피해 대책을 연이어 내놓긴 했습니다.

악성 임대인 신상 공개와 안심전세앱 도입 등인데요.

피해 예방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 구제 방안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오늘이 첫 사망자의 49제라고 하는데요.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오늘 추모식을 열고 정부에 후속 대책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을 경우 상담 전화 등을 통해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더 이상 이번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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