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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실 도청' 파문…'용산 졸속 이전' 논란 재소환

입력 2023-04-10 18:03 수정 2023-04-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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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정상회담이 채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양국 간 대형 악재가 터졌습니다. 미국이 우리 대통령실을 도청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SNS를 통해 퍼진 거죠. 미국은 해당 문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며 말을 아끼고 있고, 우리 당국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둘러싼 여야 공방, 다시 가열되는 모습인데요. 관련 소식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미국 도청 파문 > 입니다. 미국 정부의 기밀로 추정되는 문건이 온라인 상에 퍼졌습니다. 100쪽 분량의 문건에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리고 러시아 내부 상황 등이 자세히 담겼는데요.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TBC '상암동 클라스' : 100쪽 분량의 문건에는 '한국이 탄약 확보와 관련한 미국의 압박으로 궁지에 몰렸다'는 제목의 보고서도 포함된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실명을 적으며,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보내면 결국 우크라이나로 갈 거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은 'SI', 즉 '특수정보'로 분류돼 있습니다. 신호 정보 '시긴트(SIGINT)', 다시 말해 도·감청으로 확보한 정보라는 뜻인데요. 내용을 봐도 도청된 정황은 드러납니다. 김성한 전 실장과 이문희 전 비서관의 대화가 상세히 담긴 것입니다. 먼저 이 전 비서관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어길 수 없으며, 공식적으로는 이 정책을 바꾸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앞서 윤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도 공식적으로 밝힌 방침이었기 때문이겠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해 10월 28일) :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늘 인도적인 그런 평화적인 지원을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해왔고 살상무기라든가 이런 것은 공급한 사실이 없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이고 그리고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들, 러시아를 포함해서 다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여기에 반대합니다. 이 대화가 이뤄진 것은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초인데요. 이때쯤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최종 조율과 발표만 앞두고 있을 때입니다. 따라서 김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의 방미와 살상무기 제공 입장이 바뀐 것이 겹치면,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우려를 표하는데요. 그러자, 대안으로 나온 것이 포탄 33만발을 폴란드에 판매해서,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입니다. 실제 여기에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폴란드를 찾아 양국의 국방·방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짚고 지나가야 할 부분은, 미국이 정말 도청을 했는가입니다. 미국이 지금까지 그나마 구체적으로 내놓은 입장은 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JTBC '이 시각 뉴스룸' : 일단 미국 국방부가 성명을 내고 '유출된 문건 촬영본의 유효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정보기관의 비공개 첩보활동에 대해 공식 확인하거나 인정을 한 전례가 거의 없는데요. 때문에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대통령실 역시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말을 아낀 채 미국 측의 조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12년 만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합니다. 야권에서는 이 부분을 비판하고 있죠.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도대체 용산과 워싱턴 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입니까? 이달 말에 있을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가 이대로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과연 이런 식으로 해선 어떻게 국익을 확보할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국회 운영위원회와 외통위, 정보위, 국방위의 즉각적인 소집을 요구합니다. 국민의힘은 이런 심각한 상황인데도 대통령 심기 경호만 계속하겠습니까?]

더욱이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도청 논란, 이번이 벌써 세 번째입니다.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 NSA에서 근무했던 스노든에 의해서 폭로된 적이 있고요. 훨씬 더 앞서 1976년에는 미국 CIA의 청와대 도청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CIA가 그런 짓 한 게 어디 어제오늘 이야기입니까? 항상 그런 짓을 하고 있는데요.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청와대 감청 문제, 도청 문제는 심각했잖아요. 국제관계 문제는 자기들이 유형, 무형의 수단을 총동원해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측에서 뭘 요구할 것인지 알아야 될 거 아니에요.]

하지만 통상 있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양국의 신뢰를 깨버리는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소위 '글로벌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따져야 한다", 이렇게 야권에서는 강한 수위의 비판이 나오고 있고요. 여권 일각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에서 내놓은 반응들이 "한심하고 비굴하기 짝이 없다"면서, "한미 동맹이 중요해도, 필요한 대응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승민/전 의원 (음성대역) : 대한민국은 상대국이 누구든 당당해야 합니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동맹국 간의 도청이라는 엄중한 문제를 흐지부지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납득할 만한 미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가 있어야 한·미 동맹이 더 굳건한 신뢰 관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이번 달 말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 결과도 의심 받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실제 회담 결과에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이 들어갔다고 생각해볼까요. "우리나라가 결국 미국 압박을 못 견뎌 이렇게 결정을 했구나" 말이 나오면서, 이른바 '퍼주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이제서야 좀 잦아들고 있는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 교체 파장인데요. 이번에 폭로된 문건에 '김성한' '이문희' 이름이 등장함으로써,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죠.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김성한 전 안보실장의 급작스런 교체 이유가 김태효 안보실 차장과의 불화설, 파워게임입니까? 아니면 블랙핑크 때문입니까? 이도 아니면 이번 보안사고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닙니까? 매우 궁금합니다.]

여기까지 외교, 즉 국외 문제였다면 지금부터는 국내 문제입니다. 이번 도청 의혹으로 대통령실 졸속 이전 논란, 다시 불붙고 있는데요. 야권에서는 "왜 굳이 용산으로 가서 도청을 당하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통령실 옆에 있는 주한 미군기지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주장까지도 있습니다.

[김종대/전 정의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용산 미군기지에는 미국의 도청, 감청 정보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정보분석센터가 위치해 있다. 그리고 그게 냉전시대부터 우리가 악명 높은 에셜론이라고 하는 전 세계적인 전자감시시스템, 그다음에 신경망이 이게 쭉 뻗어 있는데 그 신경망이 직결하는 일종의 어떤 정보 저수지 같은 데가 바로 용산 미군기지고 따라서 여기에는 한국 국방부와 미군 간에는 지금 비밀 이면합의도 맺어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창문에 도·감청 보안 필름 한 장 붙였을 뿐, 너무 허술하게 했다"는 비판 역시 민주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덧붙여 "보안 조치 공사나 리모델링을 한 업체들이, 보안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 업체들 중에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여기에 3년 연속 후원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던 '희림건축'도 들어가 있죠. 결국 민주당, 이번 국면에서도 '기승전, 김건희'를 노리는 모습입니다. 정말 여러 모로 난제를 만난 대통령실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대통령실을 정부 출범일에 맞춘답시고, 국방부를 대통령실로 급히 꾸리려다 보니 보안을 강화하는 벽면 공사 등을 새롭게 하지 못했고, 보안 조치 공사나 리모델링 등도 짧은 기간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급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장비에 대한 보안 조치와 확인이 부족했습니다. 공사 인력에 대한 신원조회도 정식으로 하지 못했습니다. 서약서만 받는 방식으로 졸속으로 이뤄졌습니다.]

두 번째 픽은 < 마약과의 전쟁 > 입니다. 정부가 마약 수사에 840명을 투입합니다. 기존 인력에서 10배 늘렸고요. 아예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이 합동으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렸습니다. 검찰과 경찰에서 동시에 공동본부장을 맡는 것으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김갑식/경찰청 형사국장 : 국민의 건강과 공공안전에 대한 테러 수준의 심각한 범죄로 보고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사건을 이관하고 금융범죄수사대와 사이버과학수사팀을 추가 투입하여 관련 피의자들을 신속히 검거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이미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우리나라입니다. 상황은 해가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만 2만명 가까이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요. 더욱이 이 중 34.2%가 10대와 20대입니다. 요즘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주목 받는 10대에서는 481명이 나왔습니다.

[신봉수/대검 반부패강력부장 : 마약이 주부, 공무원, 학생 등 모든 연령과 계층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마약범죄의 폭증, 또 아울러 이를 통한 2차 강력범죄 빈발에 이어 최근에는 불특정 청소년을 속여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부모로부터 돈을 갈취하려는 범죄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수사 속보도 짚어봅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던 4명의 '윗선',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습니다. 중국에 체류 중인 한국 국적의 20대 이모 씨와 중국 국적의 30대 박모 씨입니다. 특히 이씨는 국내에서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전력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이 학생들에게 건네줬죠, '메가 ADHD'라는 라벨이 붙은 빈 병을 한국으로 보내며, 마약 음료를 어떻게 만들라고 길모 씨에게 지시를 내렸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경찰은 우유와 필로폰을 섞어 마약 음료 100병을 제조한 길모 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길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전달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던지기 수법을 주로 써온 다른 필로폰 판매책과의 연관성도 확인 중입니다.]

점점 수사 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이죠. 경찰은 길씨 외에도, 학부모들에게 번호를 숨기고 중국에서 협박 전화를 할 수 있도록 중계기를 써서 도운 김모 씨도 붙잡았는데요. 현재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심사 결과는 다정회를 통해 계속 챙겨 보시죠.

세 번째 픽은 < 나흘째 불통 > 입니다. 지난 금요일 다정회에서 속보로 전해드린 소식이죠.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오전과 오후, 하루 2번 있는 정기 통화에 오늘 오전 9시까지 벌써 나흘째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의도적으로 답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고심 중입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 : 일단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음 픽, < 스쿨존 참변 > 입니다.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어린이보호구역, 즉 스쿨존 내 참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9살 초등학생이, 대낮부터 만취해서 운전하다가 스쿨존 내 인도로 돌진한/ 60대 남성의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면서, 피해 학생의 이름도 공개했는데요. 바로 배승아 양입니다.

[배모 씨/배승아 양 오빠 (JTBC '뉴스룸' / 어제) : (평소에는) 횡단보도 건널 때도 한 손 맨날 들고 건넜거든요. 그렇게만 해도 사고 위험이 있으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사나… 모든 사람이 승아를 마음속에 새겨두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사고를 낸 60대 남성은 오늘 낮 2시 반부터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있는데요. 해당 남성은 심사를 받으러 나서는 길에 "유가족들한테 죄송하다"면서도, "사고를 막기 위해 감속하는 등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족들은 엄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은 < 100년 만의 귀국 > 입니다.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기억하십니까. 저도 당시 재미있게 봤는데요. "독립된 조국에서 씨 유 어게인"을 외치던 주인공 '유진 초이', 그의 실제 모델인 황기환 애국지사가 오늘 100년 만에 '독립된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유럽과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다가 1923년 세상을 떠났고, 이후 뉴욕의 한 공동묘지에 묻혔는데요. 이제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게 됐습니다. 100년 만에 대한민국 국적도 갖게 됐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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