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시즌 득점 선두 자리에 오르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여자축구 박은선 선수가 성별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다른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 선수의 성 정체성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한 건데, 박 선수는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온누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1m 80cm의 키와 건장한 체격, 저돌적인 돌파에 파괴력 있는 슈팅까지.
박은선이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이유입니다.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이 내년 시즌 박은선의 출전 금지를 여자축구연맹에 요청했습니다.
하위권을 머물던 서울시청이 올 시즌 준우승한 건 시즌 19골로 득점왕에 오른 박은선 덕이라는 겁니다.
[이성균/수원FMC감독 : 국제 경기는 데리고 가지 않으니까 의문이 많잖아요. 박은선 팬도 많은데 확실히 해 주면 그 사람들도 좋고 은선이도 좋고.]
박은선은 페이스북을 통해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소속팀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서울시 체육회 관계자 : 감독님들이 그런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문서를 만들어 축구 연맹에 보내고 이런 건 (황당하네요.)]
IOC 규정에 따르면 성 염색체는 출전금지 사유가 될 수 없고, 높은 남성호르몬 수치도 적용을 엄격히 제한합니다.
성 정체성 논란을 빚었던 남아공 육상선수 세메냐가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것도 같은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더구나 성 정체성을 들어 출전 금지를 요청한 건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합니다.
[한웅/변호사 : 의혹 제기를 넘어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유포한 거라고 판단할 수 있어 인권침해 관점에서도 비겁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구단들의 이기주의와 연맹의 모호한 태도 때문에 우리 여자축구 간판 선수의 가슴에 아물지 못할 상처가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