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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반발에도…서울시, '성추행' 임옥상 작품 철거 강행

입력 2023-09-05 10:32 수정 2023-09-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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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위안부 피해자 추모 조형물을 만든 미술가 임옥상 씨가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 작품을 두는게 맞지 않다"며 오늘(5일) 새벽 철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철거가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현장 영상 보시죠.

오늘 아침, 서울 남산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추모 공간입니다. 굴삭기가 등장해 조형물을 부수고 있습니다. 고 김순덕 할머니가 일본군에 끌려가는 그림, 피해자들의 증언을 검은 돌 위에 새겨놓은건데, 지금은 여러갈래로 부서졌습니다.

또다른 곳에 있던 둥근 모양의 조형물은 무게때문에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들어올려졌습니다.

철거는 오늘 오전 6시 15분쯤 시작돼서 2시간 가량 소요됐습니다.

[앵커]

임옥상씨는 민중 미술가로 널리 알려져있죠. 지난달 임 씨는 10년 전 부하직원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임 씨가 만든 위안부 추모 조형물을 철거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10년 전 부하 직원을 강제 추행했다는 혐의가 지난 달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서울시는 "성추행 선고 받은 작가의 작품을 방치하는 것은 위안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상처를 헤집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보면 서울시의 입장이 납득은 되는데, 서울시의 철거 방침에 반대하는 쪽이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해 온 정의기억연대인거죠?

[기자]

어제 서울시의 철거 1차 시도 현장에서 정의기억연대는 "무작정 철거는 안된다"며 반발했습니다. '피해 여성들의 역사 전체를 철거하는 결과가 된다'는 겁니다. 회원 40여명이 서울시 직원들을 막아섰고 어제는 결국 철거하지 못했습니다.

[한경희/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성금을 내서 만들었고 (그런데 서울시가) 이렇게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기습적으로 철거를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자]

어제 서울시가 철거를 시도했을때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심했는데, 오늘은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기억연대도 철거를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닌거죠?

[기자]

네, 일단 정의기억연대도 임옥상 작가의 성추행 범죄 행위가 잘못됐다는 데 동의합니다.

다만 당장 대체 작품을 세울 여력이 없고 시민의 성금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 전 들어온 소식인데요. 조형물 '대지의 눈'은 폐기될 예정인 반면, '세상의 배꼽'은 추후 마련된 공간에 보관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는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공원 '기억의 터' 설립추진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철거 조형물을 대신할 작품을 재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단 오늘 철거가 됐기 때문에 향후 위안부 추모 공간을 어떻게 구성해야할 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 설치된 전태일 동상도 논란인데요, 역시 임옥상 작가가 만들었는데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니까 관련 단체들은 심사 숙고하는 모습입니다. 들어보시죠.

[박승렬/전태일 동상 존치·교체 숙의위원회 위원장 : 동상을 만든 시민들의 노력과 힘도 있고, 피해자의 아픔도 있고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시민들의 의견을 숙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

[앵커]

과거에는 이와 같은 경우 어떻게 처리가 됐나요?

[기자]

과거에도 성범죄 가해자 작품들을 철거한 경우가 많습니다. 후배 시인을 성추행한 고은 시인의 경우, 포항시청에 있던 시가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게 맞는 건지에 대한 우려도 있고요,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논란이 있었던 임옥상 작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달 24일 항소를 한 상탭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서울 남산의 위안부 피해자 추모 조형물이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 두번째 시도 끝에 결국 철거됐다는 소식 다시 한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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