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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질소가스 사형' 집행…"인도적" vs "생체실험"

입력 2024-01-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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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8년 2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는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모텔 종업원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형수가 독극물 주사를 맞기로 돼 있었죠. 그런데 아무리 주삿바늘을 꽂아 봐도 제대로 정맥을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3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다 결국 포기했죠. 이 남성은 3년을 더 살고 사형이 아니라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이렇게 앨라배마주는 자꾸 사형 집행이 실패해 골치였습니다. 사형 자체도 논란거리인데, 실패가 한두 번이 아닌 데다 사형수에게 고통만 줬다는 지적까지 나온 거죠. 이 때문에 앨라배마주는 2018년 질소 가스 사형 방식을 도입합니다. 그리고 오늘(26일) 세계 처음으로 마스크를 씌워 질소 가스로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앨라배마주는 고통이 없는 인도적인 방식이라 주장했지만 그걸 어떻게 아느냐, 사실상 생체 실험 아니냐 반발이 거셉니다.

홍지은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존 햄/미국 앨라배마주 교정국 국장 : 오늘 저녁 7시 53분(현지시간) 앨라배마주에서 케네스 유진 스미스의 질소 저산소증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사형수가 숨을 거두기까지 걸린 시간은 22분이었습니다.

얼굴에 씌운 호흡기를 통해 질소가스가 주입됐습니다.

[제프 후드/스미스 담당 신부 : 그야말로 고문 그 자체였습니다. 이리저리 몸부림치는 스미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케네스 유진 스미스는 지난 1988년 살인 청부 의뢰를 받고 45살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앨라배마주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미스에게 질소가스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질소를 들이마셔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식입니다.

주 정부는 몇 초 안에 질식해 의식을 잃을 것이기 때문에 그나마 인도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앨라배마주 현지 뉴스 : 참관자들은 스미스는 질소가 주입되고도 몇 분 동안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고통스럽게 숨을 거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당국은 예상한 반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존 햄/미국 앨라배마주 교정국 국장 : 질소 저산소증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는 부작용으로 모두 예상되는 것이었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일종의 생체 실험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마이크 세넷/피해자 아들 : 사형이 집행됐다고 해도 엄마가 살아 돌아오진 않아요. 하지만 드디어 끝나서 후련합니다.]

숨지기 전 스미스는 '오늘 밤 앨라배마는 인류를 한 걸음 뒤로 물러나게 했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면출처 AL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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