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4일) 새벽 한 술에 취한 남성이 버스에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기사에게 욕하고, 때리고, 승객에게 겁을 주기도 했습니다. 하마터면 사고까지 날 뻔했는데, 행패의 이유는 가는 길이 마음에 안 든다였습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조용히 달리는 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손잡이에 다리를 올렸습니다.
술 취한 이 남성,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가해 남성 : 세워! 세우라고, 이 XX야!]
무시한 채 버스는 달리고, 남성은 발로 손잡이를 차기 시작합니다.
[가해 남성 : 세워 이 XXX아. 너 이거 어차피 서울시에 들어갔잖아. 세워.]
무슨 의미인지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운전석으로 다가가니 기사가 말립니다.
[피해 버스기사 : CCTV 다 촬영되고 있어요. {촬영되고 있어?}]
운전석을 걷어차고 욕설은 점점 심해집니다.
[가해 남성 : 너 검사 아냐고, 이 XX야.]
그러더니 뺨을 때립니다.
성에 안찼는지 승객들에게 시비 걸기 시작합니다.
[가해 남성 : 너네 한번 나한테 붙어볼래? 달려들래?]
만류하는 승객과 실랑이 벌이고,
[가해 남성 : 너 일단 한번 보자. 좀 할 줄 아네.]
[학생 : 저 내릴게요.]
내리려는 학생에게는 발길질합니다.
[가해 남성 : 뭘 내려, 내리기는.]
난동은 20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가해 남성 : 너 세다며. 한번 해볼까 나랑?]
경찰이 도착하자 승객들은 웃습니다.
[우리 인질 됐어요, 인질. 차에서 못 내리게…]
큰소리치던 남성, 금세 제압됩니다.
차고지로 돌아온 기사는 진이 빠졌습니다.
[피해 버스기사 : 단말기 이것도 차고. 여기를 잡고 흔들고. 막 (차단막이) 안 열리니까…]
17년 버스를 몰았는데 처음으로 일하는 게 무서워졌습니다.
[피해 버스기사 : 당황도 하고 지금 일할 맛도 안 나고. 가만히 생각하니까 겁만 나고…]
동료 기사들은 비슷한 일이 드물지 않다고 말합니다.
[동료 버스기사 : (승객이) 욕을 한다거나 반말로 기사를 모욕하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폭행을 막기 위해 차단막을 만들고 CCTV를 늘려도 가장 필요한 건 기본적인 예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