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규정에 어긋난 군기훈련을 받다 사망한 훈련병의 동기들이 오늘 5주 신병 교육을 마쳤습니다. 수료식이 열린 오늘(19일)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가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오늘 수료생 중 우리 아들만 없다", "누가 책임질 거냐"고 비통함을 토로했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체육관 앞 현수막엔 '전역까지 무사해 달라'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5주 신병 교육 수료식이 열린 이곳, 찾아온 가족들은 흰 국화꽃을 들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추모 공간에서 고개 숙였습니다.
군기 훈련 받다 숨진 청년, 내 아이 같고 친구 같아서입니다.
[장부식/수료생 가족 :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 부모님 이렇게 하듯이…]
가족과 얼싸안고 사진도 찍는 신병들, 편히 웃지 못했습니다.
행사 내내 입을 꽉 다물었고, 눈물 참는 병사들도 있었습니다.
동기를 두고 떠나는 게 미안했고,
[한미화/수료생 가족 : {어머니 보자마자 뭐라고 하던가요? 아들이?} 별말 안 해요. 쟤 혼자 그냥 울고 그래요.]
부모들은 내 자식이 살아 나온 게 고맙고 죄스러웠습니다.
[김미진/수료생 가족 : 아이한테도 그랬어요. 너 힘들면 무조건 그냥 쓰러져라. 오죽하면 그러겠어요.]
이 자리에 참석했어야 할 사망 훈련병 엄마는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안전하게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 말을 아직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쓰러진 아들에게 '일어나라'고 명령한 중대장을 원망했습니다.
아들에게는 "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느냐"고 했습니다.
수료식이 끝난 뒤 병사들은 다시 못 볼 동기에게 경례했습니다.
가족과 손잡고 어깨동무한 채 떠나는 길 진상을 밝혀 달라는 손팻말이 뒤에 남았습니다.
경찰은 무리한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