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여의도와 마포 사이 한강 한복판엔 밤섬이 있습니다. 개발 때문에 폭파됐다가 스스로 복원해 '기적의 섬'으로도 불리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도심 속 습지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곳곳에서 밀려든 쓰레기가 쌓여 골치라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기자]
강물을 퍼나르고 나룻배를 만듭니다.
1960년대 주민 400여 명이 살던 서울 밤섬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곳에 폭발음이 들립니다.
[1968년 2월 16일 대한뉴스 : 한강 주변과 여의도를 개발하는 계획에 따라 밤섬이라 불리는 이 섬이 아주 없어지게 됩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흘렀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밤섬은 초록빛을 띄고 있습니다.
나무가 잘 자라 여러 보호종이 삽니다.
개발 때문에 폭파됐지만 스스로 되살아난 겁니다.
2012년엔 습지로서의 중요성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지 취재진이 직접 물속에 들어갔습니다.
수색대 출신 전문 잠수사도 함께했습니다.
[배민훈/국제환경안전실태조사단 대장 (해병대 특수수색대 출신) : 시야가 안 나오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일 거예요. 손으로 더듬으면서 2인 1조로 다이빙을 시작할 겁니다.]
취재진이 촬영한 수중 영상입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의자와 배관, 냉장고 뚜껑을 찾았습니다.
나무에 걸린 비닐도 일일이 걷어냅니다.
1시간 뒤 잠수사들이 한 곳에 모입니다.
[여기 뭔가 있어요. 찾은 것 같아요.]
바퀴와 손잡이가 보입니다.
꺼내봤습니다.
물속에서 오토바이 한 대를 건져 올렸습니다.
[김종화/국제환경안전실태조사단 (전문 잠수사) :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상시에 생각하지 못하는 물건들이… 매트리스, 자동차, 욕조.]
물속에 가라앉은 쓰레기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밤섬 안으로 직접 들어왔습니다.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인데 이렇게 곳곳에 스티로폼이 버려졌습니다.
한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걸로 보입니다.
한강공원에서도 쓰레기가 밀려옵니다.
캔과 플라스틱이 많습니다.
[이성길/국제환경안전실태조사단 (전문 잠수사) : 생활폐기물도 많이 있고요. 그게 전부 다 바다로 유입돼서 환경오염으로…]
신발과 농구공, 돗자리까지 있습니다.
지난해 밤섬에서 수거한 쓰레기양이 35톤에 이릅니다.
[권소영/국제환경안전실태조사단 (전문 잠수사) : 밖에서 바라볼 때는 그냥 습지라고 하고. 평화로운 섬처럼 보였는데요. 들어와서 보니까 쓰레기가 너무 켜켜이 쌓여 있고.]
지금 밤섬엔 사람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는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밤섬은 말없이 쓰레기를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밤섬을 잘 지키려면 출입만 막을 게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잘못된 건 고쳐야 합니다.
(화면출처 : KTV)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박태용 / 인턴기자 : 김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