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업체 대표가 처음 구속됐습니다. 공장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의 리튬배터리 제조업체 대표입니다. 곧바로 두 번째 사례도 나왔는데, 노동자 15명이 숨진 영풍석포제련소의 대표도 구속됐습니다.
이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회인이 된 24살 김용균 씨는 자기 운명을 몰랐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소박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석탄 줍던 이 청년은 입사 3개월 만에 숨졌습니다.
지난 2018년 12월입니다.
[용균아, 아들, 내 아기.]
아들 잃은 엄마는 투사가 됐습니다.
거리로 나서 노동자가 다치고 숨졌을 때 원청 사업주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른바 김용균법, 지난 2021년 1월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잘 변하지 않았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기소로 간 것들은 몇 건이 안 되고요. 거기서 실제로도 처벌로 간 것들은 계산해 보면 10% 이내예요.]
지난 6월 경기 화성의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에서 불이 났습니다.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업무나 안전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노동자 23명이 탈출구를 못 찾아 숨졌습니다.
지난 1997년 이후에만 노동자 15명이 숨진 경북 봉화의 영풍 석포제련소.
지난해 12월, 독성 가스를 마신 노동자 1명이 숨졌습니다.
어제(28일) 이 두 업체 대표는 각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심사를 받았습니다.
아리셀 박순관 대표는 어젯밤 11시 40분쯤, 영풍 박영민 대표는 오늘 0시 10분쯤 구속됐습니다.
법 시행 2년 7개월 만에야 나온 첫 번째와 두 번째 구속 사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