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에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등산을 하고,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는데 바다에 뛰어들고 이렇게 하지 말라는데도 위험을 자초한 사람들 때문에 구조대원들은 연말 연초에 바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계십니까. 안녕하세요.]
'몸을 못 가누는 사람이 산에 있다'는 신고를 받은 119 특수구조단은 도봉산 450m를 올랐습니다.
2023년 마지막 날, 눈이 많이 쌓였고 어두웠습니다.
30여 분 돌아다닌 끝에 들리는 사람 소리, 손전등을 비추니 등산객이 보입니다.
[{다치신 분 맞으실까요?} 한잔하는 바람에…]
60대 남성과 50대 여성입니다.
얼어붙은 산길을 동호회원들과 오르다 뒤처졌습니다.
말은 잘 안 통하고,
[{쉬셨다가 같이 가시죠. 위험하니까.} 안 그러니까. 빨리 못 내려가니까. {여기 멀어요.} 멀면 뭘 한대.]
고생한 대원에게 되레 훈계합니다.
[{술 드시면 산행하는 거 아니에요.} 여보세요. 산에 와 한잔할 수도 있지. 참견하지 말아요.]
그러다 문득 소지품 생각이 났습니다.
[제 배낭은 어디 있어요? {배낭 가지고 내려갔어요, 이미.}]
3m 넘는 파도가 밀려들고 부딪힙니다.
풍랑주의보가 내린 동해.
이 파도 사이에 두 사람이 떠 있습니다.
[잡아야 해. 건져 와야 해. {잡은 것 같아요.}]
40대 남성이 스쿠버 다이빙하러 들어갔다가 갯바위에 고립된 현장입니다.
한 시간 사투 끝에 구조했습니다.
물은 차가웠고 파도가 셌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박종빈/속초해양경찰서 팀장 : 저희는 이제 경찰관이다 보니까 사명이 있어서.]
구조 대원들은 "아무리 산을 잘 오르고 수영을 잘해도, 날씨를 이길 수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지 말라는 곳에 굳이 가는 건 민폐입니다.
[화면제공 서울 119 특수구조단 도봉산 산악구조대·속초해양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