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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 받아도 하버드 못 가는 이유

입력 2012-05-22 07:53

소수 우대, 최대 70% 특별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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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우대, 최대 70% 특별전형

'왜 1등인 나를 떨어트렸을까? 나보다 못한 애들도 붙었는데….'

미국에선 대입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하버드대 진학을 담보하는 보증수표가 아니다.

수능에서 거의 만점을 받아도 하버드에 떨어지는 수험생이 적지 않고, 반대로 수능 점수가 주립대에 갈 만한 수준인데도 하버드에 합격하는 학생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하버드와 예일, 스탠퍼드 같은 명문 사립대학에 불합격한 `만점 학생' 상당수가 "도대체 선발 기준이 뭐냐"는 의문을 표시하곤 한다. 학벌을 중시하는 엘리트주의가 미국이라고 예외가 아닌 것이다.

매년 시사 주간지 US뉴스 대학평가에서 공립대 부문 1, 2위를 다투는 UC버클리와 UCLA, 노스캐롤라이나대(UNC)의 순위가 높다고 해도 20위 안팎을 맴돌고 있다.

그만큼 아이비리그 등 명문 사립대들이 구축해놓은 학벌의 벽은 공립대가 좀처럼 넘기 어려울 정도로 높고 단단하다.

미국의 대입 시즌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명문 사립대 입시에 떨어진 낙방생들의 의문을 해소하고 이들의 말 못할 좌절감을 달래는 책이 발간됐다고 21일(현지시간) 애틀랜타저널(AJC)이 보도했다.

저자의 이력부터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입학거부 극복기'를 펴낸 앨리슨 싱(37)은 20년 전 프린스턴에 지원했다가 입학 거부 통보를 받은 `1등 루저'였다.

싱은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인 다트머스에 진학하고도 한동안 분노를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최고 명문대 입학 기준이 수능 성적이 아니라는 사실과 미국에서 하버드를 나오는 것이 출세의 지름길이 아닌 현실을 알고 생각을 달리 먹었다.

싱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고 명문 대학은 성적과 내신을 주요 선발 기준으로 삼는 일반 전형 비율이 전체의 30~40%에 불과하다. 나머지 60~70%는 대학이 정한 자체 기준에 따라 선발하는 특별 전형이다.

특별전형은 흑인 등 소수인종을 비롯해 스포츠로 학교의 명예를 빛낼 수 있는 유망 선수와 졸업생 자녀, 장애인 등 소수 분야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흑인 타이거 우즈와 한국계 미셸 위가 스탠퍼드, 최근 프로농구(NBA)에서 선풍을 일으킨 뉴욕 닉스의 대만계 선수 제레미 린은 하버드 출신이다.

많은 재미 한인 동포 자녀들이 아이리리그에 합격하는 것도 성적도 성적이지만 `소수'와 `특별함'을 중시하는 명문대 고유의 전형 기준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싱이 책을 펴내게 된 배경도 눈길을 끈다. 고교 동창생으로부터 1지망 대학에 떨어져 낙담하는 직장 상사의 딸을 위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의 경험을 담은 장문의 글을 보낸 것이 발간의 계기가 됐다.

그는 애틀랜타저널과의 통화에서 "원하던 대학에서 떨어지면 많은 학생들이 2류라는 좌절감에 빠지는 데도 대학의 입학거부 이유 등 전형 과정과 관련한 책이 한 권도 없다"고 말했다.

다트머스를 졸업한 그는 워싱턴 D.C의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나와 현재 뉴욕에서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잘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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