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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에 SOS' 김기현, 리더십 또 흔들…태영호도 "구걸 안 해" 저격

입력 2023-04-24 18:28 수정 2023-04-2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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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광훈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죠. 다만 전 씨가 황당한 요구를 해와 이를 거절했고, 결국 전씨가 자신을 돕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태영호 최고위원이 오늘(24일) 공개회의 석상에서 김 대표를 사실상 직격하고 나섰는데요. "지난 전당대회에서 꼴찌로 시작했지만,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진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상 김 대표를 저격하는 내용인데, 관련 소식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전광훈 씨와 선을 그으며, 입을 좀 닫아달라고 일갈했던 김기현 대표. 혹시나 그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올까, 우려를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씨, 김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몇차례 전화를 걸어왔다고 언론에 밝혔죠. 1차 경선에서 과반을 통과해야 하니 도와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전씨는 "우리가 돕지 않았으면 절대 1차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김기현 장로를 밀었다는 전씨의 말, 100% 허언은 아니었나 봅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달 12일) : 김기현 장로님이요. 이번(전당대회)에도 우리가 김기현 장로님을 사실 밀었잖아.]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8일) : 김기현 장로님 듣고 계시나. 빨리 회개해요. 날 보고 도와달라 해. '목사님, 옛날부터 나를 도와줬는데, 왜 갑자기 그래, 도와주세요' 해, 빨리.]

김 대표, 즉각 반박 입장문을 냈죠. 전당대회 당시 전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시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는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해와 이를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그후 전 씨가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결국 도와주겠다고 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글쎄요. 실제로 전 씨가 김 대표를 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도움을 요청한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당장, 당내에선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죠?

[천하람/국민의힘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우리가 이제 목이 마르다고 해가지고 뭐랄까요, 상한 물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거 마셔가지고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누구보다 표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광훈 목사 손을 잡지는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고 애써 강변을 했는데요. 그럼 다음 총선 때도 필요하면 전 씨에게 SOS를 치겠다는 걸까요?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앞으로 저희 총선을 치를 때 혹시라도 잡지 말아야 될 사람들의 손을 잡을 수도 있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라는 오해를 분명 받게 되실 텐데. 그래서 저는 사실 좀 답답합니다.]

김 대표, 이번 사태로 당 대표로서 정당성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 당명을 '전광훈의힘'으로 바꾸라고 날을 세웠죠. 애초에 지지율 4% 후보를 억지로 당 대표로 끌어올린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기현 대표 다 아시겠지만 4등 하다가, 4%에서 (당선) 됐잖아요. 당이 윤심 업고 룰 바꾸고 해서 된 거잖아요. 본인 능력으로 된 게 아니거든요.]

당권 경쟁에 나섰던 주요 주자들도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일제히 '경선 룰'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1일) : 거슬러 올라가면 저는 당심 100%로 이번 전당대회가 치러진 것부터 시작했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까 강성 지지층에 좌우하게 되고…]

[천하람/국민의힘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여론을 30% 정도라도 반영을 하게 되면 그래도 국민 눈치를 좀 더 봅니다. 그러다 보면 전광훈 목사 같은 분과는 좀 멀어지게 될 수는 있는 것이고요.]

유승민 전 의원은 전대에 안 나가길 잘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안 나가기 잘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원 100%로 전당대회해서 대표, 최고위원을 뽑으니까 이 사태가 발생을 한 겁니다. 그렇게 뽑으니까 대표가 저렇게 대통령의 하수인같이 국민 눈에 비치고, 최고위원들이 저렇게 매일 사고 치는 최고위원들을 뽑게 된 거예요.]

최고위원들이 친 사고! 김 대표에게 또다른 숙제를 안겼죠. 오늘 윤리위 구성을 마치고, 조만간 첫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요. 잇딴 설화를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김 최고위원의 징계는 사실상 '상수'로 보고 있죠?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김재원 최고가 아주 중징계를 받을 거다… 총선 출마가 힘들 정도의 중징계가 나올 거다. 그것은 용산이나 김기현 대표나 같은 입장 아니겠느냐.]

다만, 태 최고위원은 경우가 좀 다른데요. 만일 징계가 이뤄진다면, 김 대표의 결단이라는 분석입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4·3을 오히려 김일성이 지시한 거라고 하기 때문에 더 심한 말이에요. 그런데 아직 대통령실의 오더가 있다는 말도 없어요. 친윤 인사들이 뭐라고 징계해야 된다는 말도 안 하고 있어요. 그런데 만약에 김기현 최고가 태영호 의원을 징계하면 이거는 본인의 판단으로 하는 거예요.]

태 최고위원을 징계할 수 있느냐, 그 여부에 따라 김 대표가 흔들리고 있는 리더십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 대표가 오히려 되치기를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구 선생' 발언 논란 이후 지난 최고위에 불참했던 태 최고위원! 오늘 최고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현 상황에서 제가 최고위원회 회의에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쓰레기, 돈 비리, 성 비리 민주당이라는 야당 비판은 업무상 해프닝이었고,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소신대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당원이 뽑아준 선출직 최고위원이란 점을 강조하며, 옆에 앉아 있는 김 대표를 말 그대로 직격을 했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선택해줬기 때문입니다. 지난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저는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습니다.]

김 대표 보란 듯이, 전광훈 씨를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도 내뱉었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전광훈 목사가 저를 간첩 같다고 비난했음에도, 그리고 전당대회 기간 제 주변에서 전 목사에게 간첩 발언 자제하게 해달라고 연락 좀 해보라고 한 제안도 저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이참에 전광훈 목사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정말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위한다면 조용히 있어주십시오.]

누가 누굴 징계 하느냐? 대놓고 불만의 메시지를 낸 겁니다. 태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은 김 대표, 표정이 꽤나 굳어 있죠. 당 지도부는 일단, 윤리위는 독립기구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당은 윤리위원회의 활동과 의결 내용에 전혀 관여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기 때문에 당대표의 발언, 또는 기타 의원들의 발언은 윤리위원회 활동에 부적절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철저하게 윤리위원장 및 윤리위원들의 자체적 판단에 의해서 징계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징계 결정 과정은 당내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에 따라서 이뤄질 것입니다.]

앞서 이준석계만 빠지면 '내부 총질'은 없을 거라고 자신했던 '친윤일색' 당정일체 지도부.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9일)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하지 않는 그런 저질 공세나 또 내부 총질 일삼는 분이 아니라면 모두 생각이 같지 않겠습니까? 이준석 전 대표나 이준석계, 대리인들, 이런 분들 빼고는 저는 접점 찾기가 쉽다고 생각해요.]

태 최고위원이 김 대표를 겨냥해 쓴 '구걸'이란 표현을 고급 공세라고 여기지는 않겠죠. 태 최고위원의 '내부 총질' 김 대표 뿐 아니라,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고민이 클 듯싶습니다. 태 최고위원이 '소신'이라고 주장하는 역사 문제, 국민들 입장에서는 '역린'을 건드린 거죠.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지시였다는 발언! 제주 4·3 유족회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하기로 했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3일) : 무턱대고 '사과한다', 저는 이건 사과하려면 왜 사과해야 될지, 어떤 점에 대해서 사과해야 될지 저는 이 점을 명백히 해야 된다…]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는 주장에 '백범 김구 선생기념사업회'에선 경악과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개탄하기도 했죠.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김구 기념사업협회에서 공식 사과 요청했는데, 거기에 거절하시는 걸까요?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한 말씀만 해주세요.} …]

[김민우/비서관 : 발언문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두고 두고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태 최고위원이 '역사적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실제로 강경 우파들 사이에선 태 최고위원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김 대표에게 과연 '가르마'를 탈 리더십이 남아 있을까요? 말 뿐인 엄중 경고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닐텐데 말입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합니다. 이 시각 이후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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