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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이민자들의 죽음…'관용의 나라' 프랑스의 현주소

입력 2023-10-04 20:38 수정 2023-10-0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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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이슈는 우리 모두 고민이 필요한 이민 문제입니다. 출산율, 해마다 떨어져 0.7명대, 이제 0.6명대를 바라보고 있죠. 20~64세가 그 아래, 그 위 세대를 다 먹여 살린다고 하는데, 한국의 이 연령대 40년쯤 뒤엔 43% 감소, 반토막 날 거란 전망입니다. 이 상태론 우리나라, 우리 사회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이민'입니다. 이미 국내 노동자 3명 중 1명은 이주노동자, 이들 없이는 농사 못 짓고 공장도 못 돌립니다. 하지만 이들을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일 거냐, 받아들이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이냐, 여전히 논란이 큽니다. 저희는 일찌감치 이민자에게 문을 연 프랑스의 현주소를 취재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저희가 접한 건 '교훈'보단 "저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반면교사'였습니다. 

백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아름다운 도시 파리.

하지만 이민자들의 동네 파리 서쪽의 풍경은 다릅니다.

은행은 불에 탔고, 상점 유리창 곳곳이 깨졌습니다.

벽마다 '정의'를 찾는 글귀가 휘갈겨져 있습니다.

[아사 트라오레 : 나는 내 삶이 완전히 뒤집히게 될 것을 직감했습니다.]

알제리계 소년 나엘은 지난 6월, 이곳에서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나엘의 죽음은 이민자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습니다.

나엘이 살던 곳은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파리 외곽 도시 낭테르, 이젠 대표적인 '위험 지역'이 됐습니다.

7년 전 아다마를 잃은 남매는 이 상황이 마치 '데자뷔' 같습니다.

[아사 트라오레/누나 : 아다마는 흑인이고 낙후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었어요.]

아다마는 아프리카 말리에서 온 이민자 2세로 합법적인 프랑스인입니다.

하지만 당시 신분증을 놓고 온 데다 겉보기가 다르단 이유로 검문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파리에선 흑인이 백인보다 불심검문을 당할 확률이 최대 12배, 아랍인은 최대 15배 높습니다.

이민자들에게 불리한 환경입니다.

[아사 트라오레/누나 : 한국 분들이 아셔야 할 것은, 피부색이 다른 이민자들에게 신분증은 삶의 연장을 뜻한다는 겁니다. 신분증이 없으면 죽을 수도 구금될 수도 있습니다.]

경찰 세 명은 아다마를 짓눌렀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시프 트라오레/동생 : 병원은 여기서 2분 거리에요. 경찰서 가는 길에 병원을 지나가게 돼 있지만, (경찰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다마가 사망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동네엔 그를 기리는 벽화가 이렇게 아직 남아있습니다.

관용의 나라 프랑스는 이민사회를 어떻게 그려갈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영상디자인 김현주 송민지 최수진 / 영상그래픽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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