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급식 노동자의 건강이 위협받는 건 학교 밖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한 대기업의 조리실 영상을 구해서 봤더니 창문은 없었고, 환기도 제대로 안되고 있었습니다.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의 실태를 강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튀김 요리가 한창인 조리실입니다.
연기가 위로 빠지지 못하고 양 옆으로 샙니다.
[눈이 너무 매워.]
곳곳에 들어찬 연기는 천장까지 자욱이 덮습니다.
창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A씨/급식노동자 : 가슴이 답답함이 제일 심하죠. (조리실에) 가스가 빠지지 않아서 가스 냄새도 맡아야 하니까.]
현대그린푸드 노동자들이 일하는 한 기아차 공장의 모습입니다.
영상을 본 전문가는 상당히 열악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윤근/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 : (환기 시설이) 전혀 그런 기능을 못 하는 것 같아요. 조리실 전체가 오염돼 있는 겁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가 조리흄에 의한 폐암 발생 가능성. 제가 봤던 조리실 중에서 굉장히 심각한 곳(에 해당합니다.)]
이런 문제는 넉달 전 노사가 함께 진행한 작업환경 실태조사에서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환기 설비 등을 바꿔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씨/급식노동자 : 원청(기아차)에서 허락을 안 한다고.]
[B씨/급식노동자 : (기아차에서) 예산을 잡아야 된다, 예산이 없다 이런 식으로 계속 (미뤘다고 들었어요.)]
폐CT 검사라도 해달라는 요청은 근속년수 15년 이상, 하루 8시간 일하는 이들만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전국 기아차 공장 3곳서 일하는 급식 관련 노동자 500여 명 가운데 10% 내외로 추정됩니다.
[C씨/급식노동자 : {퇴직해도 15년이 안 돼요.} 1년 있다 문제가 될 수도 있고 10년 있다 될 수도 있는데 딱 15년이라 지정해놓는 건 말이 안 되죠.]
취재가 시작되자 현대그린푸드 측은 급식 노동자 모두가 폐CT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시설 개선 권한이 있는 기아차는 전수조사를 통해 순차적으로 환기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