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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훼손된 QR코드, 비상벨은 너덜너덜…안심 못 하는 '안심귀갓길'

입력 2023-10-0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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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년 전 여성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며 비상벨과 CCTV, 보안등을 설치해 '여성안심귀갓길'을 만들었습니다. 전국에 2천곳 가까이나 있는데 만들어 놓고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아 '안심귀갓길'이 '안심할 수 없는 길'이 됐습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인천의 여성 안심 귀갓길에 비상벨 대신 QR코드를 찍으면 긴급신고로 연결되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도 하나 있는데요. 이쪽엔 전단지 테이프로 QR코드가 다소 훼손된 상태입니다. 제가 이렇게 한번 찍어보면요 훼손이 심각해서 전혀 인식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골목 QR코드는 전봇대 지지대에 가려져 있습니다.

비상벨은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전봇대에서 떨어지기 직전 입니다.

관제센터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 의정부시 관제센터 : {비상벨이 좀 떨어지려는 거 같아 보여서.} (점검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긴 한데 담당이 아니라서…]

작동은 되는데 관제센터 음성이 잘 들리지 않는 비상벨도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 관제센터 : {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관제센터에서 한… {저 소리가 잘 안 들리는데?}]

이 길에도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는데요. 그런데 이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에 가려져서 안쪽까지 들어가야만 비상벨을 누를 수 있습니다.

[서울 고산동 주민 : 비상벨 그거 누르는 거 있는 줄은…보통 상세히 보지 않으니까.]

표지판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여성안심귀갓길이란 문구가 거의 다 지워졌습니다.

경기 의정부의 여성안심귀갓길입니다.

길을 알려주는 분홍색 페인트칠은 거의 다 벗겨진 상태고요.

위급상황시에 누를 수 있는 비상벨이 있다곤 하는데 이렇게 불법주차된 차가 있어서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비상벨을 누를 수 있습니다.

밤이 되면 더 문제입니다.

인천 동구의 한 골목길입니다. 길 한쪽에는 이렇게 노란색으로 표시된 구역이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여성 안심 귀갓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불법 주차된 차들이 많아서 글씨도 또 구역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불법 주차한 주민 : {혹시 아셨어요? 여기 여성안심귀갓길이라고 적혀있는 거?} 아니, 이건 내 가게인데요. {주차해도 되는 데에요?} 네, 항시 주차했는데?]

이렇게 관리가 허술하니 안심하고 다닐수가 없습니다.

[이수지/서울 노량진동 : 밤늦게 공부하고 뭐 12시 넘어서 지나가거나 이러면 솔직히 좀 술집도 많고 그러니까 지나갈 때 좀 무섭기도…]

밤낮 상관없이 어떤 길이든 안심하고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 안심 귀갓길부터 제 기능을 할 때 모두에게 안전한 사회로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작가 강은혜 / VJ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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